이 기사는 2018년 01월 15일 15: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주사 전환을 앞둔 BGF가 현행 공정거래법상 관련 요건을 어느 정도로 충족했는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BGF는 지주비율과 자회사 지분율 등을 끌어올리지 못한 상태이며 산하에 금융사를 두고 있어 해당 지분 또한 정리해야한다.

이외에도 장부상으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어 부채비율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지만 이는 인적분할과 관련한 일시적 회계처리에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BGF는 지주사 요건을 충족한 뒤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사 전환 신고를 마칠 계획이다.

◇지주비율·자회사 지분율 충족 못해…"주식 교환, BGF리테일 지분 확대"

BGF는 현재로서는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성립, 행위제한 요건 중 △지주비율 △자회사 지분율 △금융사 지배 금지 등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BGF는 현물출자 유상증자 등을 통해 관련 요건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BGF는 타법인 증권을 취득하기 위한 자금 1조 916억 원을 마련하기 위해 보통주 7337만 3638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11일 공시했다. BGF는 주당 21만 500원에 BGF리테일 보통주 518만 6000주(지분율 30%)를 공개 매수하겠다는 계획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확보하면 행위제한 이슈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BGF는 이를 웃도는 30%를 매입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지주사 성립 요건 중 지주비율 충족을 염두에 둔 조치로 풀이된다.

공정거래법은 △자산총액 5000억 원 이상 △지주비율(자회사주식가액합계액/자산총액) 50% 이상을 지주사의 성립 요건으로 규정한다. BGF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산총액은 1조 9851억 원이다. 자산 요건을 여유 있게 충족한다. 다만 지주비율은 아직 맞추지 못했다. 자산총액의 9.1%에 해당하는 1813억 원이 종속·관계기업 투자 자산이다.

통상 그룹사가 가장 충족하기 어려워하는 요건으로 지주비율이 꼽힌다. 녹십자그룹 지주사인 녹십자홀딩스는 지주비율이 50%를 밑돌아 법률상 지주사에서 제외됐다. 영원무역그룹의 YMSA 역시 같은 이유로 지주사 지위를 상실했다. 일동제약그룹은 일동홀딩스의 지주비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지난해 수 차례에 걸쳐 일동제약의 지분을 매입했다.

BGF 또한 지주비율 관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0%를 밑도는 지주비율을 감안해 BGF리테일 지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BGF는 BGF리테일을 제외한 자회사 대다수에 대한 지분율이 이미 100%에 육박해 추가 지분 매집이 가능한 계열사가 드물다. BGF가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는 관계사는 BGF네트웍스(100%), BGF휴먼넷(100%), BGF포스트(79.45%) 등이다. 반면 BGF리테일에 대한 BGF의 지분율은 0%(105주)인 상태다.

BGF 관계자는 "지주사의 안정적인 지배력 확보 및 공정거래법 상 지주사 성립 요건 등이 강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BGF리테일 지분 30%를 매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사 'BGF보험서비스' 지분 매각해야

이외에 지주사 행위 제한 요건으로는 △자회사 및 손자회사의 지분율(상장사 20%·비상장사 40% 이상) △증손회사의 주식 소유 제한 △금융사 지배 금지 △부채비율 200% 이하 유지 △계열사가 아닌 국내 회사의 지분율 5% 초과 보유 금지 등이 있다.

이 중 BGF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중 아직 해소하지 못한 항목은 금융사 지배 금지 등이다. 일반 지주사는 산하에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따라서 BGF는 보유 중인 BGF보험서비스 지분 100%를 모두 매각해야 한다.

2011년 설립된 BGF보험서비스는 보험대리 및 중개업을 주요 사업목적으로 두고 있다. BGF보험서비스는 편의점 등 점포에서 필요한 보험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관련법상 금융회사로 분류된다. 공정거래법은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을 해소할 수 있도록 2년의 유예 기간을 둔다. BGF는 지주사로 전환일로부터 2년 이내에 금융사의 지분을 처리해야 지주사 요건을 완벽하게 충족할 수 있다.

BGF 관계자는 "BGF보험서비스는 금융회사로 분류되지만 지주사 전환 이후 2년 이내에 관련 요건을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관련 요건 중 부채비율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BGF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여있지만 이는 회사분할과 관련한 일시적 회계처리에 따른 것으로 부채비율 미충족 이슈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9월 말 BGF는 인적 분할과 관련해 3조 6749억 원을 부채(미지급배당금)로 인식하고 그 상대계정으로 자본(기타자본)을 같은 금액으로 감소시켰다. 이에 따라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2조 7153억 원을 기록해 장부상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해당한다. BGF측은 "실질적으로 주주에게 분배되는 배당금이 아닌 일시적인 회계처리이므로 부채비율 미충족 이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BGF 관계자는 "해당 건은 지난 3분기의 일시적인 상황이며 지주사 전환에는 무리가 없다"며 "미지급배당금과 기타자본에 대한 처리는 2017년 실적 공시에 안내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