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1월 15일 16: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4차산업혁명' 펀드 키우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T 섹터를 비롯한 국내외 기술주가 오를 것으로 보고 라인업을 갖춰 놓겠다는 계획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운용은 다음달 ‘KB글로벌하이테크4.0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설정할 예정이다. 현재 KB국민은행과 KB증권이 판매사로 논의되고 있다.

이 펀드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에 투자한다. 전 세계 IT 섹터에 속한 기업들을 이익성장률, 거래량 등의 계량적 지표로 평가해 편입 종목과 비중을 결정하는 게 특징이다. 대표 편입 종목으로는 삼성전자, 애플, 알리바바, 페이스북, 엔비디아 등이 꼽히고 있다. 여기에 정성적 분석을 통해 나머지 기술산업군을 대표하는 종목을 일부 추가한다.

KB자산운용은 앞서 ‘KB소프트파워증권자투자신탁(주식)'을 설정했다. KB소프트파워펀드 역시 4차 산업혁명 관련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콘셉트를 취했다. 편입 종목은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같은 기술주, 셀트리온·한미약품을 비롯한 제약주, 엔씨소프트·CJ E&M 등 콘텐츠 관련주다. KB글로벌하이테크4.0펀드가 해외 투자에 주력하는 것과 달리 KB소프트파워펀드는 국내 투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자산운용이 4차산업혁명 펀드 라인업 확장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은 그동안 기술주 상승 수혜를 입을 수 있는 펀드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KB든든한4차산업혁명목표전환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을 설정하긴 했지만 이 펀드는 목표전환형 구조를 취해 장기 운용 상품이 아니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IT 섹터를 비롯한 국내외 기술주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4차산업혁명 펀드가 흥행한 것도 펀드 설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기술 관련 주식에 투자하는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은 작년 한 해 동안 패밀리펀드 기준 3043억 원을 추가로 끌어 모았다. 이는 전체 해외펀드 중 세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수익률도 2017년 30.55%로 해외주식형펀드 상위권에 올랐다.

이처럼 4차산업혁명 관련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KB자산운용의 신규 펀드가 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유사한 콘셉트에 성과가 좋은 펀드가 있는 상황에서 판매사와 고객이 KB자산운용의 상품을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KB운용 관계자는 "지난해 피델리티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의 흥행이 신규 펀드 설정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라며 "판매사에 의존하기보다 운용 성과 측면에서 차별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