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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루브리컨츠, 발보린과 S-Oil 사이서 고민 발보린 비교기업 적격, 고밸류 기대…국내 증시 고려, 에쓰오일 적용 불가피

이길용 기자공개 2018-01-18 15:22:48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5일 1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 번째로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고 있는 SK루브리컨츠가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기 위한 전략 수립에 나섰다. 국내에서는 윤활유만 다루는 상장 기업이 없다. 미국 시장에서는 발보린(Valvoline)이 SK루브리컨츠와 비슷한 사업 구조를 가진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는데 밸류에이션이 국내 기업보다 월등히 높다. 다만 국내 기업을 제외할 수는 없어 그나마 정유사 중에서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는 에쓰오일(S-Oil)을 비교기업으로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말 상장 재추진을 천명하고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맡았고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가 선정됐다. 발행사 법률자문사는 김·장 법률사무소와 클리어리 고틀립(Cleary Gottlieb Steen & Hamilton LLP), 주관사 로펌은 법무법인 태평양과 심슨대처(Simpson Thacher & Bartlett LLP)다.

지난해 말 킥오프(Kick-Off) 미팅을 마친 SK루브리컨츠와 주관사단은 상장 예비심사 청구와 공모 전략 등을 두고 논의를 거듭하고 있다. 특히 밸류에이션을 극대화하는 방안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 2013년 원하는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을 수 없다는 이유로 상장을 포기한 전례가 있다.

SK루브리컨츠는 발보린에 주목하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돼 있는 발보린은 SK루브리컨츠와 마찬가지로 윤활유에 특화된 기업이다. 오일 메이저인 엑손모빌(Exxon Mobil)과 쉘(Shell)은 윤활유 시장에서 세계 1~2위를 다투고 있지만 윤활유를 별도 법인이 아닌 사업부의 일부로 놓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도 SK이노베이션을 제외하고는 윤활유 부문을 분할한 곳은 없다.

지난해 9월 21달러 수준으로 떨어졌던 발보린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지난 12일(현지시간) 24.9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현재 주가에서 발보린의 EV/EBITDA는 11배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Valvoline 1년 주가 추이
* 출처 : 구글 파이낸스(Google Finance)

정유 관련 사업의 경우 감가상각비용이 큰 만큼 상장시 주가수익비율(PER)보다는 EV/EBITDA를 활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정유업의 일반적인 EV/EBITDA 수준을 6배로 보고 있다. 발보린의 EV/EBITDA를 인정받을 경우 기업가치 증대가 기대된다.

2016년 SK루브리컨츠는 매출액과 EBITDA를 각각 2조 8677억 원과 553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까지는 2조 5287억 원과 4204억 원을 올렸다. 업황 호황이 지속되면서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연환산 EBITDA 5605억 원에 발보린의 EV/EBITDA를 적용하면 6조 원이 넘는 기업가치 달성도 가능하다.

다만 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을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에 대한 반영을 요구하고 거래소도 공모가 산정 단계에서 국내 기업 반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정유 상장사 중에서는 SK루브리컨츠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보다는 에쓰오일의 밸류에이션이 좀 더 높다. 사우디 국영기업인 아람코(Aramco)가 대주주인 에쓰오일은 시장에서 프리미엄을 인정받아 7배의 EV/EBITDA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발보린과 에쓰오일 중간 사이에서 밸류에이션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 모두 상장시 밸류에이션에 굉장히 민감한 기업들"이라며 "발보린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원하지만 어느 정도 디스카운트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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