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자산관리 주목...패밀리오피스 서비스로 승부" [thebell interview / 2018 WM 전략] 이창구 신한은행 부행장
최은진 기자/ 최필우 기자공개 2018-01-18 08:42:18
이 기사는 2018년 01월 16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공적 자산관리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신한PWM(Private Wealth Management)'이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신한PWM 론칭 후 지난 5년간 브랜드를 시장에 알리고 안착시킨 만큼 한층 더 진일보 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신한PWM이 집중할 2018년 WM 전략은 개인을 뛰어넘은 법인의 자산관리다. 이를 위해 패밀리 오피스 서비스를 강력하게 시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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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행장은 지난 2016년 초 WM그룹장으로 부임했다. 올해 그간 성과를 인정받아 부행장으로 승진하는 경사를 맞았다. 2년동안 고민도 적지 않았다. 고객수익률은 경쟁력이 떨어졌고, 신한 PWM은 출범 5주년에도 불구하고 고객자산 증가률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반전이 필요했다. 그가 주목한 부분은 개인이 아닌 법인. 법인 자금을 자산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이를 위해 최초로 시도한 것이 지난해 3월의 '프런티어(Frontier) PB팀장' 제도였다. PB팀장 중에서 우수 인력을 선발해 중소·중견기업의 자산관리 서비스를 맡도록 했다. 이를 통해 신한 PWM의 잠재 고객인 법인 고객을 발굴하자는 시도였다.
올들어 한발더 나가 신한그룹은 법인 자산관리를 전담하는 RM(Relation Management)을 프리빌리지 센터를 비롯한 전국 신한PWM에 확대 배치하기로 했다. 이는 해외 선진 WM 하우스로부터 영감을 얻어 내린 조치다. 씨티그룹이나 BOA메릴린치 같은 IB/WM하우스는 WM을 RM-IB와 연계해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국내 금융사 중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법인고객을 전담하는 WM전문인력으로 'PIB(PB-IB)'라는 제도를 두고 운용한 바 있다.
신한그룹은 법인을 전담하는 RM을 PB화 시키면 법인 자금 유치가 활발해지면서 자산증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최고경영자(CEO), 임원 등 VVIP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 고객을 확보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석이조를 누릴 수 있다.
신한그룹이 추구하는 모델은 법인 고객과 법인 대상 자산관리 서비스를 한 곳에서 펼칠 수 있는 '패키지 딜(package deal)'이다. RM과 PB가 한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을 넘나들 수 있는 실력을 키우겠다는 목표다.
이 부행장은 '프런티어(Frontier) PB팀장' 제도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중소·중견기업의 자산관리 서비스 전담 인력을 뽑아 잠재 고객인 법인 고객을 발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기존 9명이었던 프런티어 PB팀장을 대폭 늘리는 한편 평가 기준과 포상을 마련해 적극적으로 법인 영업에 나서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센터와 소속 PB 관리에 집중하던 센터장들도 법인 영업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RM의 역할을 강화하면서 법인 자산규모를 5조 원대, 전년대비 10% 성장을 이뤄냈다"며 "오는 2020년까지 법인 자산규모를 7조 원대로 성장시키며 VVIP 고객 기반 확충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M 역할 강화를 통해 이룬 기업과의 유대관계는 다양한 영업을 파생할 수 있다. 이 부행장은 법인 고객을 총체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을 고민하고 있다. 이렇게 탄생한 아이디어가 '패밀리 오피스'다. 개인의 자산관리 뿐 아니라 대를 잇는 가문관리, 가업 승계 등 VVIP 고객 생애 전체를 관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해 탐방한 해외 WM 하우스들이 한 가문을 통째로 관리하며 오랜시간 깊은 유대를 맺는다는 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 부행장은 "외국 WM 하우스에는 할아버지 아들 손자가 한 PB에게 대를 이어 거래하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큰 인상을 받았다"며 "국내 WM 사업도 단순히 금융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대를 이어 가업을 승계하고 결국 가문 전체를 관리해주는 '패밀리 오피스' 형태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고 올해 사활을 걸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금융사 중 가문관리, 가업승계 등 패밀리 오피스 사업를 안착시킨 곳은 삼성생명, IBK기업은행, 신영증권 정도다. 삼성생명은 계열사 및 그 협력업체를,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을 기반으로 패밀리 오피스 사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 외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VVIP 고객 기반이 약하고 컨설팅 서비스가 정형화 돼 있지 못해 번번히 고배를 마셨다.
이 부행장은 본격적인 패밀리 오피스 시장 공략을 위해 칼을 빼들었다. 금융자산 50억 원 이상 고객들을 중점적으로 관리하는 '신한PWM프리빌리지(Privilege)센터'를 패밀리 오피스 전문센터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프리빌리지센터는 서울센터와 강남센터 두 곳이다. 프리빌리지 센터에 상속, 증여, 법률, 세무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을 배치하고, 금융자산 50억 원 이상 VVIP 고객의 관리는 무조건 해당 센터에서 일원화 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정비했다.
이 부행장은 "50억 원 이상 고객들은 프리빌리지센터로 자동 이관토록 해서 VVIP 고객들은 모두가 체계화 된 패밀리 오피스 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며 "프리빌리지 센터의 수를 확대하지는 않겠으나 전문가 컨설팅 역량을 강화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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