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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 유통·임대·자원개발까지…구자용의 패착? [갈림길 가스업]①LS그룹 편입 후 전방위 진출, 3년만 매출 반토막·영업익 최저

심희진 기자공개 2018-02-01 07:57:56

[편집자주]

가스업은 대표적인 독과점 사업이다. 플레이어들은 단단해진 산업지위를 통해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 안정적 현금창출력을 업고 그룹 내 확고한 지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생존을 위한 알파(α)를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다만 고착화된 사업구조 탓에 진일보는 쉽지 않아 보인다. 갈림길에 선 가스업, 그 현주소를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1월 25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최초 액화석유가스(LPG) 수입업체인 E1은 2004년 LS그룹에 편입된 이듬해 구자용 회장을 새로운 수장으로 맞이하며 큰 변화를 겪는다. 구 회장은 유통, 임대, 도시가스, 자원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 손을 뻗었고 그 결과 2011년 자산 3조원, 매출 7조원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최근 2~3년간 이종산업 진출은 신통치 않은 성적표만 남겼다. 신사업들이 제몫을 해내지 못한 데다 LPG 업황 침체까지 맞물리면서 2010년대 초반 10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은 100억~300억원대까지 떨어졌다. 매출도 4조원대까지 감소했다.

1984년 출범한 E1은 SK가스와 함께 국내 LPG 시장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레이트(UAE), 쿠웨이트 등에서 LPG를 수입해 국내 정유사, 석유화학사, 충전소에 공급한다.

E1은 설립 이듬해인 1985년 정우에너지, 1998년 원전에너지 등을 흡수합병하며 덩치를 키웠다. 현재 인천(24만톤), 전라남도 여수(15만3000톤), 충청남도 대산(3만4000톤) 등에 대규모 LPG 저장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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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1이 변곡점을 맞은 건 2004년 LS그룹에 편입되면서다. 이듬해 E1 대표이사에 오른 구자용 회장은 가정용 LPG가 도시가스로 대체되고 LPG 차량 등록대수가 감소하는 등 성장이 둔화되자 인수합병(M&A)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구 회장이 제일 먼저 눈여겨 본 매물은 LS네트웍스였다. LS네트웍스는 운동화·등산복 브랜드 판매업을 비롯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광물자재 관련 상사업, 국제센터빌딩(현 LS용산타워)을 활용한 임대업 등을 영위했다. 구 회장은 2007년 1월 법정관리 상태였던 LS네트웍스를 약 8550억원에 인수하며 사세 확장을 꾀했다.

이후 구 회장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종합 물류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2007년 4월 E1컨테이너터미널을 설립했고 곧바로 익진상운(현 E1물류)을 사들였다. 이듬해 동방도시가스산업을 인수해 기체연료 시장에도 진출했다. 2014년에는 2014년 미국에 E1 America LLC를 설립해 해외자원투자 및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

LS그룹 편입 직전인 2000년대 초반 7000억원 안팎이었던 자산은 2006년 1조원을 돌파한 이후 2008년 2조원, 2010년 3조1000억 원으로 단시간 내 껑충 뛰었다. 매출도 1조원대 초반에서 2006년 2조원, 2008년 5조1000억원, 2011년 7조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구 회장의 공격적 확장 전략에 제동이 걸린 건 2014년부터다. 수입 자동차 및 고급 자전거 판매 사업이 수요처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LS네트웍스가 2년 연속 600억~70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동방도시가스산업의 경우 난방·취사에 도시가스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기를 사용하는 가정이 늘면서 10억원 안팎의 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무리한 사세 확장은 E1 실적을 잠식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7조원이 넘었던 연결기준 매출은 2014년 6조8000억원, 2015년 4조6000억원, 2016년 4조원으로 매년 줄었다. 2013년까지만 해도 1000억원대였던 영업이익은 2014년 820억원, 2015년 320억원, 2016년 110억원으로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LPG 트레이딩의 시황마저 악화되면서 E1은 금융감독원에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기 시작한 1998년 이래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

E1 관계자는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LPG 트레이딩 사업이 고전을 면치 못한 데다 자회사 부진까지 겹치면서 최근 연결실적이 계속 안좋았다"며 "불필요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정리한 결과 지난해부터 수익성이 서서히 반등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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