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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12년만에 '주주 추천' 사외이사 나오나 '칼 아이칸' 경영권 분쟁때 외국인 선임…기업은행, 백복인사장 견제 목적

박상희 기자공개 2018-02-09 07:26:0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8일 09: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G 2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이 최근 사외이사를 추천하면서 KT&G에서 12년 만에 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가 등장할 지 주목된다. KT&G는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던 2006년 칼 아이칸과 연합했던 스틸파트너스 임원이 사외이사로 선임됐던 적이 있다.

KT&G 이사회는 현재 2명의 사내이사, 6명의 사외이사 등 총 8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표이사인 사장 1인과 9인 이내의 이사를 둘 수 있도록 돼 있다. 다만 사장을 포함한 사내이사의 수는 4인 이내로 하고, 총 이사의 수의 2분의 1미만으로 하도록 제한을 뒀다.

기업은행은 최근 오철호 숭실대 행정학부 교수와 황덕희 법무법인서울 변호사를 KT&G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정관에 따른 이사회 총 정원(10명)과 현재 이사 수(8명)를 감안했을 때 2명의 사외이사가 추가될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KT&G 정관에 따르면 사외이사는 기본적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물색한 후보들 가운데 선임하도록 돼 있다. 그밖에 상법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주주가 제안한 후보자 및 주주협의회가 제안한 후보자를 사외이사후보추천위가 자격심사를 거쳐 추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동안은 주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에서 물색한 후보가 사외이사가 되는 것이 관행처럼 이어져왔다.

기업은행은 KT&G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기 위해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했다. 상법 상 지분 보유 목적이 '경영 참여' 등일 경우에만 이사 추천 등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이 받아들여질 경우 KT&G는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주주가 추천하는 사외이사를 배출하게 된다. 2006년 KT&G는 워렌 G 리크텐스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적이 있다.

당시는 KT&G가 경영권 분쟁에 휩싸였던 때로, 스틸파트너스는 세계적인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칼 아이칸과 연합해 KT&G에 대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었다. 스틸파트너스 대표가 직접 사외이사로 이사회에 참여해 회계장부 열람을 청구하는 등 경영권에 깊숙이 관여했다.

기업은행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은 M&A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전 사례와는 다르다.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사장후보추천위원회가 폐쇄적으로 운영되는데다 트리삭티 인수 의혹 등을 받고 있는 백복인 사장이 연임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는 판단에따라 경영권 개입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연임 의사를 밝힌 백복인 사장이 단독 후보로 추대되는 것을 보니 사장후보추천위 결정 과정이 너무 폐쇄적으로 진행된 것 같았다"면서 "경영진 이슈로 KT&G 실적이 나빠지면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행도 피해를 입기 때문에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경영권 참여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은행이 추천한 사외이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주주가 사외이사를 추천했더라도 사외이사후보추천위에서 자격심사를 거쳐 추천한 사람만 주주총회에서 선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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