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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부실뇌관 더 있을라…원점협상 어려워 산은 파격적 가격인하 가능성 낮아…호반건설 오전 중 최종결정

윤동희 기자공개 2018-02-08 16:23:4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8일 09: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의 4000억원 규모 우발채무가 갑자기 등장한 가운데 호반건설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산업은행은 국책은행 성격상 이에 상응하는 가격 인하를 결정하기 어려워 협상 진척이 어려울 거란 관측이다. 특히 이미 호반건설 내에서 수 천억원 규모의 M&A에 부정적인 기류가 있었는데 대주주도 예상하지 못한 사건이 터진 이상 매각을 강행하는 쪽으로 결정하는 것은 어려울 거란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지난달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현장에서 주문제작한 기자재에 문제가 생긴 내용을 산업은행에 최근 보고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문제 인지는 지난 1월 초에 일어났으며 중순 쯤 상황의 심각성을 파악하고 일러도 지난달 말이나 이달 초에나 대주주인 산업은행에 통보했다는 관측이다.

사피 건은 대우건설이 2014년 9월에 수주한 것으로 종료는 오는 7월이었으며 계약 규모가 2조 원으로 해외 수주건 중에 두번째로 큰 계약이었다. 잔고가 4024억원 넘은 상황에서 터진 사건이다. 전체 수주 대비 3.5%, 해외 수주 건 중에서는 11.8%다. 대우건설 임직원이라면 예의주시해서 지켜봤을 수주건이다.

대우건설은 이번 건으로 충당금 4000억원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다. 10.75%를 2년 뒤 인수하는 것까지 포함해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을 총 1조6200억원에 인수할 계획이었는데 거래 금액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의 손실이 매물회사에서 발생한 셈이다.

문제는 이러한 우발채무 발생에 따라 산업은행이 거래 가격을 조정해줄 수 있느냐의 여부다. 산업은행은 일각에서 불거진 특혜시비 등으로 인해 풋옵션 계약을 맺고도 이행보증까지 요구하는 등 까다로운 모습을 보였다. 아직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이긴 하지만 거래 협상 시 응찰가의 3% 폭 이상의 가격 조정은 계약 너머의 영역이라 산업은행이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호반건설은 대폭적인 가격 조정 없이는 거래 추진이 더 이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호반건설 내부에서는 이미 1조 원 넘는 현금을 대우건설 인수에 쏟아 붓는 것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형성돼 있었다. 호반건설의 2016년 말 기준 순현금은 4213억원이고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2000억원 정도였다. 분양 실적 등을 감안해 지난해와 올해 호반건설에 유입되는 현금 규모는 연간 1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을 인수할 경우 경영에 문제는 없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현금 유동성에 일정정도 지장을 초래하는 것은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것으로 끝날까, 몇천억짜리 폭탄이 더 있느냐 하고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고민이 더 될 것"이라며 "다른 현장에서 추가적인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이 뭐가 얼마가 더 있는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령 가격 조정이 이뤄진다 해도 매물인 대우건설의 우발채무가 예상치 못하는 곳에서 속속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을 거란 분석이다. 이번 사피 건은 산업은행조차 몰랐다고 주장하고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올해 초에 갑작스럽게 발견한 만큼 단일 사건이 아닐 것이라는 불안감이 생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발채무 발생에 앞서 내부에 부정적 기류가 있던 상황에서 김상열 회장의 추진의사 만으로 딜을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얘기다. 호반건설은 8일 오전 대우건설 M&A와 관련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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