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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 '구조조정의 힘' 순차입금 8년만에 최저 [Company Watch]공작기계·밥캣 지분매각, 저가판매 지양·매출채권 관리 집중

심희진 기자공개 2018-02-09 08:25:29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8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년간 고강도 구조조정을 추진한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굴삭기 시장 회복으로 6년만에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5조원 중반대였던 순차입금도 2009년 이후 최저치인 3조6000억원으로 줄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저가 판매 지양, 까다로운 매출채권 관리 등의 보수적 자금운용 전략으로 재무건전성을 더욱 끌어올릴 방침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말 연결기준 3조6190억원의 순차입금을 보유하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순차입금은 3조7640억원으로 1년 사이 1450억원가량 줄었다.

영업실적 개선에 따른 이익 증가로 재무건전성이 향상됐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6조5680억원, 영업이익 660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액은 15%, 영업이익은 35% 증가했다. 영업이익이 6600억원을 넘긴 건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주력 제품인 굴삭기의 중국 판매가 증가한 것이 손익 향상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16년 4650대였던 굴삭기 판매량은 2017년 1만850대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시장 점유율도 7.4%에서 8.3%로 상승했다. 현지 정부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와 광산 등 전방산업 호황이 맞물리면서 중대형 건설기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여기에 굴삭기 평균 판매가격이 약 7000만원에서 8500만원 안팎으로 21%가량 오른 것도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지난해 본사뿐 아니라 밥캣 등 자회사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낸 것이 순차입금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며 "이외에 밥캣 주식 매각, 원화절상에 따른 외화 차입금 감소 효과 등도 재무구조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17년 12월 두산밥캣 지분 4%를 매각했다. 해당 거래로 약 1330억원을 확보했다. 자본 확충과 더불어 환율 조정으로 외화 차입금이 2200억원가량 줄어들면서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

다만 순차입금 감소에도 영구채 상환 영향으로 부채비율은 상승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8월 559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갚았다. 이로 인해 자본총계가 약 2750억원 감소했고 부채총계는 5245억원가량 늘었다. 그 결과 지난해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24%로 전년보다 33%포인트가량 올랐다.

◇中 굴삭기 판매부진·밥캣 인수 '이중고'

2009년만 해도 두산인프라코어의 순차입금은 2조원 안팎이었다. 2005년 두산그룹에 인수된 이후 매년 3000억~4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견조한 재무상태를 유지했다. 특히 주력제품인 건설 중장비 등이 해외 시장에서 인기를 끈 덕분에 현금창출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

위기는 세계 최대 건설기계 시장인 중국의 경기 침체로 굴삭기 수요가 줄어들면서 비롯됐다. 2010년만 해도 연 2만2100대였던 중국 내 굴삭기 판매량은 2012년 9100대, 2013년 8220대, 2014년 6900대, 2015년 3530대로 매년 감소했다. 시황이 나빠지자 두산인프라코어 굴삭기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현지기업의 제품을 찾는 업체들이 늘어난 결과다. 두산인프라코어의 중국 시장 점유율은 2010년 14%에서 이후 7~8%로 반토막났다.

굴삭기 판매 부진은 외형 축소로 이어졌다. 2011년 약 2조원이었던 중국법인(DICC)의 매출액은 2012년 1조원, 2013년 8440억원, 2014년 6730억원, 2015년 2980억원으로 매년 줄었다. DICC 순이익은 2011년 1270억원에서 2012년 154억원, 2013년 30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마저 이듬해 적자전환해 2014년 902억원, 2015년 319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여기에 두산밥캣 인수로 불어난 차입금이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구조를 더욱 악화시켰다. 두산인프라코어는 2007년 두산밥캣을 약 49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가운데 39억달러가량을 외부에서 조달했다. 이로 인해 매년 5000억~6000억원이 금융비용으로 빠져나갔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두산밥캣이 2008~2009년 1조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재무부담은 더욱 커졌다.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도는 2015년부터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4년 초 국내 신용평가 3사로부터 A0 등급을 받았던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듬해 BBB로 전락했다. 2016년 말에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BBB-(부정적) 등급을 받아 투기 회사로 강등될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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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중대형 장비 집중, 순차입 30% 감축

두산인프라코어가 반등하기 시작한 건 2015년 고강도 구조조정에 착수하면서다. 그 해 두산인프라코어는 공작기계사업부 매각에 돌입하고 15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이외에 중국 옌타이에 위치한 굴삭기 생산라인 3개 중 1개를 가동 중단하는 한편 수익성이 저조했던 벨기에 공장을 폐쇄하고 브라질 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비주력 법인인 몽타베르도 매각한 결과 두산인프라코어는 약 2270억원의 구조조정 효과를 거뒀다. 이듬해에는 두산밥캣 기업공개(IPO)로 3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포트폴리오 재편 작업도 병행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혼재돼 있던 건설기계 사업구조를 '두산인프라코어=중대형 장비', '두산밥캣=소형 장비'로 단순화했다. 제품 단일화로 연구개발(R&D)·생산·영업 등의 밸류체인(Value Chain)이 강화되면서 2015년 270억원까지 떨어진 영업이익은 2016년 4900억원으로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기업의 현금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도 2015년 약 4000억원에서 2016년 7000억원 이상 늘어났다.

두산인프라코어는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마련한 현금을 대부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그 결과 2015년까지 5조원대였던 순차입금은 2016~2017년 3조원대로 떨어졌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015년 말 267%에서 2016년 말 기준 191%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도 2850억원에서 2280억원까지 줄었다.

이 같은 재무구조 개선은 신용등급 향상으로 이어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에서 BBB(안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등급전망을 BBB(부정적)에서 BBB(안정적)로 바꿨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과거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보수적 자금운용 방식이 굳어진 상태"라며 "발주처가 선수금을 50%이상 안 주면 작업을 진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할부판매가 아닌 현금판매 위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매출채권을 까다롭게 관리하고 있다"며 "당사 장비가격이 타 경쟁업체에 비해 10%이상 비싸기 때문에 불리한 측면도 있지만 제품의 질로 승부하자는 게 경영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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