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그룹 박상훈, 휴스틸 지분 야금야금 늘리는 까닭은 [지배구조 분석]박순석 회장 차남, 올들어 10여차례 매수…승계 관련 행보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6-11-02 08:35:50
이 기사는 2016년 11월 01일 12: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안그룹 오너가 박상훈 신안저축은행 이사가 계열사 휴스틸 지분 매집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 들어서도 수차례에 걸쳐 매집을 시도하며 형 박훈 휴스틸 부사장의 지배력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선 모양새다. 경영권 승계와 연계된 움직임인지 여부가 주목된다.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박 이사는 올 1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장내에서 휴스틸 주식 5511주를 사들였다. 이 시기 박 이사의 휴스틸 주식 매수가 실행된 횟수는 10여 차례로, 한 번에 적게는 490주에서 많게는 580주 가까이 매집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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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틸 주가가 주당 1만 5000원 가량에 그친다는 점에서 보면 박 이사의 주식 총 매수가가 크게 높은 수준은 아니다. 다만 2014년 말부터 갑작스럽게 시작돼 최근까지 꾸준히 매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자금을 들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박 이사는 지속적인 주식 매집을 통해 2014년 2.8%대였던 휴스틸 지분율을 3%대까지 올렸다. 이는 박순석 회장의 장남이자 형 박훈 휴스틸 부사장 지배력(3.1%)에 바짝 다가선 수준이다. 아울러 박 회장 자제 중에서는 두 번째로 많은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휴스틸은 오너가 중 이들 외에도 박지숙 씨(2.84%), 박지현·현선·현정 씨(각각 2%)가 각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 이사가 이처럼 휴스틸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집하고 있지만, 당장 경영권을 노린 움직임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뒤따른다. 박순석 회장 지배력이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증여 등이 이뤄지지 않는 한 단순 주식 매수만으로 경영권을 확보할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휴스틸 지분 27.7%를 확보한 최대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고, 또 자신이 100% 지분을 보유한 ㈜신안도 휴스틸 지분 6%를 들고 있다.
아울러 휴스틸 경영 일선에는 오너 일가 중 형 박 부사장만 참여하고 있다. 신안그룹 총괄부사장을 겸임하고 있는 박 부사장은 지난해 휴스틸 부사장을 맡고 있던 동생 박훈 이사를 밀어내고 휴스틸 부사장 자리에 앉았다. 박 이사가 현재 휴스틸에서 맡고 있는 자리는 비상근 등기임원뿐이다.
다만 박 이사의 지분 매집이 장기적인 경영권 승계 작업과 완전히 동떨어진 움직임으로 말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박순석 회장이 만 72세 고령의 나이에 이르렀음에도 아직까지 신안그룹 계열들에 대한 경영권 승계를 시작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주요 계열들을 모두 살펴봐도 자제들 중 확실한 지배력을 확보한 이는 아직까지 없다.
신안그룹은 ㈜신안을 통해 휴스틸을 비롯해 신안종합개발, 신안캐피탈, 신안상호저축은행, 신안관광, 신안레져 등을 지배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박 회장이 개인적으로 잔여 지분을 들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자제들이 일부 지분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지배력이 극히 약하다. 신안상호저축은행의 경우 박훈 부사장이 자제들 중 유일하게 7.4% 지분을 들고 있지만, ㈜신안이 47%, 박 회장이 9.3%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눈에 띄는 수준이 아니다. 이외 계열에서 자제들의 지분율은 모두 2% 미만이다.
그나마 자제들이 골고루 지분을 들고 있는 곳은 휴스틸이 유일하고, 또 이곳에서 박 이사의 지분 매집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특별한 의미가 담겨있을 수도 있다는 평가다. 특히 휴스틸은 그룹 내 유일한 상장사라는 점에서 다른 계열과 달리 자제들이 지분을 마음대로 늘릴 수 있는 기반이 갖춰져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안그룹 내에서 유일한 상장사이기 때문에 오너 일가의 지분 매집 흐름이 명확하게 드러난 것일뿐, 여타 계열에서도 어떤 움직임이 있을 지 현재 상황에서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며 "박 이사의 휴스틸 주식 매수가 경영권과 연계된 움직임일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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