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2월 26일 0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업권 최고경영자(CEO) 연봉문제가 또 다시 화두다. 금융감독원이 '2018년 업무계획'을 통해 지배구조 검사차원에서 CEO 보수체계를 집중적으로 보겠다고 한 게 발단이 됐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한 황제연봉"이란 적나라한 표현을 써가며 금융적폐로 지목했다.금융사 CEO 고액연봉 문제는 현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금감원의 지배구조 검사결과에 따라 금융사 CEO 연봉책정에 개입하는 강도가 강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금융당국의 논리는 이렇다. 일반직원과 CEO 간의 성과보상 차이가 지나치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지주사 CEO가 하는 일에 비해 많은 보수를 받아간다고 보는 이들이 당국 내에 적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금융사 CEO와 일반직원 간의 연봉차이가 큰 것일까. 금융지주사를 예로 들어보자.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2016년 기준 보수총액은 13억2100만원으로 직원 1인당 평균급여액(1억1100만원)과 11.9배 차이가 났다.
같은 기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보수총액은 10억2400만원, 직원 평균급여액은 1억1000만원으로 9.3배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지주 회장이 신한은행장 시절 받은 보수총액은 9억8500만원으로 직원 평균급여액(8400만원)의 11.7배다. 평균적으로 10배 정도 차이가 있다.
다른 업권과 비교해보면 금융사는 CEO와 직원 간의 연봉차가 적은 편이다. 시가총액 상위 30대 기업 중 2016년 CEO 연봉을 공개한 28개사의 경우 차이는 평균 22배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CEO와 직원 간 보수차이가 62배에 이른다.
외국은 격차가 더 심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이 2015년 발표한 미국 5개 은행의 직원과 CEO 간 연봉차이는 124배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의 연봉킹이라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의 경우 약 2700만~2800만달러(한화 291억~301억원)로 직원 평균임금의 264배에 달한다고 한다.
금융당국이 금융사 보수체계에 지나치게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행 금융회사지배구조법은 임원 성과보상체계에 대해 큰 틀만 제시하고 있다. 당국이 금융사 CEO 보수에 대해 '황제연봉' 운운하는 것은 법적기준이 아닌 자의적인 판단일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관치논란으로 이어진다.
최근 만난 전직 금융당국 관계자는 "법규를 통해 성과보수나 공시체계의 큰 틀을 제시하고 그 밖에 나머지는 금융사 재량으로 정하는 게 합리적"이라며 "이사회와 주주총회가 승인한 보수체계에 당국이 과하게 개입할 경우 자율경영의 틀을 흔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적으로 공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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