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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채 의존 SK텔레콤, 글로벌 시장 눈돌리나 재무라인 교체, 금리 인상기 달러화 채권 매력 부각

이길용 기자공개 2018-03-06 16:07:4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8일 13: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화채권 조달에 의존했던 SK텔레콤의 재무전략에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 2013년 이후 한국물(Korean Paper·KP) 시장에 복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신용등급이 AAA급인 SK텔레콤은 원화채 금리가 워낙 낮게 유지돼 조달 비용이 상대적으로 큰 외화채권 시장을 외면했다.

하지만 올해 재무라인에 변화를 줬고 국제 금융시장 환경도 유리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스왑(Swap)까지 고려할 경우 조달 비용이 원화보다 낮은 환경이 도래해 한국물 발행이 실제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글로벌본드(RegS/144a) 발행을 준비하면서 BNP파리바, BOA메릴린치, JP모간, 골드만삭스, 미즈호증권, 스탠다드차타드를 주관사로 선정했다. 이 중 등급 자문사(Rating Advisor)는 골드만삭스다.

SK텔레콤이 주관사를 선정했지만 아직은 한국물 시장의 기대감이 높지 않다. SK텔레콤은 지난해에도 유로본드(RegS) 발행을 준비하면서 BNP파리바, 모간스탠리, JP모간, 스탠다드차타드를 주관사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딜은 성사되지 않았고 주관사들은 자문 서비스만 제공하고 수수료 수입은 받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조달 비용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한국물 발행에 나서기가 힘든 곳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SK텔레콤의 채권 조달 전략이 바뀔 가능성이 존재한다. 올해 초 지주사인 SK㈜에서 재무3실장으로 기업설명(IR)을 담당하던 김진원 상무가 SK텔레콤 재무그룹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김 상무는 유로본드에서 글로벌본드로 조달처를 변경했고 주관사를 새로 선정하는 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조달처를 다양화시킬 필요도 있다. 지난 3일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취임한 이후 금리 인상에 대한 경계심이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지난 5일에는 미국 임금 인상이 수치로 확인되면서 올해 미국의 금리 인상이 최대 4차례까지 가능하다는 시장 컨센서스가 형성됐다. 이후 글로벌 주식·채권 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지난 27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1.5% 동결을 선언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 흐름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내달 미국이 금리를 높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데 이럴 경우 한-미간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한다. 1%대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를 마냥 지켜보기만 할 수가 없는 것이 한국은행의 입장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세계 경제의 화두가 되면서 환율과 스왑 시장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7년까지 미국 금리는 1% 이하로 유지됐지만 미국 금리가 워낙 낮다보니 원화로 스왑할 경우 조달 비용이 급증했다. 하지만 미국 금리가 빠르게 인상되고 있고 미국이 달러 약세를 용인하면서 스왑 환경도 일시적으로 개선됐다. 지난 26일 글로벌본드를 발행한 현대캐피탈은 5년물을 발행하면서 원화로 스왑을 했는데 원화채 5년물 개별 민평보다 20~30bp 낮은 수준에서 조달 비용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도 이러한 시장 환경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다.

국내 신용등급 기준으로 SK텔레콤은 AAA(안정적)로 인정받고 있다. 더이상 오를 곳이 없는 등급으로 원화채 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조달이 가능하다. 하지만 글로벌 신용등급은 무디스 A3(안정적),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A-(안정적), 피치(Fitch) A-(안정적)이다. SK텔레콤은 외화채 발행 시 이를 원화로 스왑(Swap)하는데 스왑 비용까지 고려하면 외화채 조달 비용은 원화채 금리를 상회한다. 이로 인해 주관사를 선정해 놓고도 한국물 딜을 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011년부터 지속적으로 낮추기 시작했고 2015년에는 1%대까지 낮추면서 SK텔레콤은 원화채에 의존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6년에는 회사채를 1%대에 발행할 수 있는 상황까지 도달하면서 원화채 편식은 더욱 심해졌다. 최근 3년 SK텔레콤의 원화채 발행 물량은 △ 2015년 9000억원 △ 2016년 6100억원 △ 2017년 6500억원이다. 지난 20일에는 5000억원의 공모채를 발행한 바 있다. 한국물 시장에서는 지난 2013년 1월 5년물 3억 호주달러(AUD) 규모의 캥거루본드를 발행한 이후 외화채 조달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은 원화보다 조달 비용이 비싸면 외화채 자체를 외면하는 대표적인 발행사였다"라며 "하지만 올해부터 미국 금리와 환율 등 지표들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어 시장 대응 차원에서 SK텔레콤이 한국물 시장에 복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 출처 :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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