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혈주의' 깬 하나저축은행, 첫 외부출신 CEO [금융 人사이드]오화경 전 아주캐피탈 사장, 대표이사 내정…아주저축銀 경영개선 주역
원충희 기자공개 2018-03-06 10:14:26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6일 08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뜻밖에 선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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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내정자의 낙점은 다소 의외로 여겨질 수 있다. 그럴만한 것이 은행지주 계열 저축은행은 계열은행 출신 임원들이 최고경영자(CEO)로 내려오는 게 관행이다. 조병제, 박재호, 정수진, 황종섭 등 하나저축은행 전·현직 CEO들은 모두 하나은행 출신이다.
금융지주사 한 관계자는 "은행지주그룹은 순혈주의 경향이 있어 비은행 계열사에도 은행출신을 내려 보내는 일이 다반사"라고 말했다. 실제로 KB·신한·NH저축은행 등 타 은행지주 계열 저축은행 대표들은 모두 계열은행 출신이다.
이와 달리 HSBC은행 개인금융부 본부장, 기업금융부 전무, 아주저축은행 대표, 아주캐피탈 대표 등을 거친 오 내정자는 하나금융과 연이 없는 인물이다. 이번 하나저축은행 CEO 후보리스트에도 서치펌(헤드헌터)의 추천으로 들어갔다. 황종섭 하나저축은행 현 대표 역시 후보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부출신이 현직 CEO와 경쟁해서 대표이사로 낙점될 만큼 인선에 공정성이 있다는 의미"라며 "오 내정자는 외국계은행과 저축은행에서 기업금융과 소비자금융을 두루 거쳐 전문성을 쌓은 것이 큰 점수를 받았다는 얘기가 있다"고 전했다.
하나금융그룹 안팎에서는 오화경 대표 내정자의 아주저축은행 CEO 경력을 눈여겨봤다는 전언이다. 아주저축은행은 지난 2012년 2월 아주캐피탈이 인수한 옛 하나로저축은행이 전신이다. 경영부실 탓에 2010년 4월 저축은행중앙회로 소유권이 넘어갔다가 아주그룹으로 편입됐다. 당시 아주캐피탈 부사장이던 오 내정자는 아주저축은행 첫 대표이사로 부임하면서 경영개선을 진두지휘했다.
그는 부실자산을 정리하고 기업금융에 쏠린 대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데 힘을 기울였다. 수익성 제고를 위한 개인신용대출, 중수익으로 안전성장을 도모할 수 있는 리테일(소매) 담보대출, 저수익이지만 리스크가 낮은 중소기업대출의 비중을 각각 30%, 30%, 40%로 재구성했다. 일명 3-3-4룰이다. 덕분에 아주저축은행은 2015년 1월부터 지금까지 흑자행진을 지속할 수 있게 됐다.
그는 저축은행의 수수료 비즈니스(Fee-Biz) 강화를 적극 추진한 CEO로도 유명하다. 아주저축은행 대표이사로 재임할 당시 예대마진에 의존하는 경영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비이자수익 확대를 추구했다. 임직원들의 방카슈랑스 자격 취득을 비롯해 AFPK(개인재무설계사), CFP(국제공인재무설계사) 등 자산관리, 재무설계에 적합한 자격증 취득을 장려했다. 이에 따라 여신전문직과 준법·감사업무를 제외한 영업인력의 90% 이상이 방카슈랑스 판매자격 취득교육을 수료했다.
아주저축은행 관계자는 "오화경 대표 재임시절 영업점 기능을 자산관리 업무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려 했다"며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 저변을 확대하고 교차판매(X-sell)를 시도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자산관리 특화 영업점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점포의 주 업무였던 입·출금은 현재 인터넷 등 비대면채널로 빠르게 넘어가고 있어 영업점의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자산관리 중심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하는데 오 대표는 선제적으로 그런 방향을 추진했던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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