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인력 400명 '영입경쟁'…몸값 상승 불가피 [출혈경쟁 내몰린 신탁사⑤]대형사도 인력 지키기 '비상'…잦은 이직으로 사업장 부실화 우려도
이상균 기자공개 2018-03-19 08:10:00
[편집자주]
정부가 부동산 신탁사 추가 설립 방침을 밝히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연간 1조원 남짓한 시장을 놓고 11개 신탁사들이 경쟁을 벌이는 마당에 신규 신탁사가 추가되면 각종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란 지적이다. 출혈 경쟁으로 신탁사가 부실화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더벨이 신탁사 추가 설립이 야기할 파장과 문제점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2일 16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자본을 앞세운 대형 금융사가 부동산 신탁업에 진출할 경우 한정된 인력 풀을 놓고 치열한 영입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시중은행 수준으로 올라간 몸값이 다시 상승하면서 가뜩이나 부동산 침체로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신탁사들은 인건비 부담이 더 높아지게 된다. 대규모 인력 이동이 가시화될 경우 기존에 관리하던 사업장이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핵심인력 400명 놓고 스카웃 경쟁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11개 부동산 신탁사의 임직원 수는 총 1665명이다. 2016년 12월말(1539명)과 비교하면 126명이 늘어난 것이다. 2013년 12월말(1185명) 이후 매년 100명 안팎의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탁사별로 살펴보면 한국토지신탁이 195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한국자산신탁(179명), 코람코자산신탁(173명), KB부동산신탁(171명), 무궁화신탁(169명) 순이다.
1개 신탁사 평균 150명 수준인 인력 규모는 얼핏 많아 보이긴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업계에서는 신탁사의 핵심 영업 인력을 400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탁업 특성상 부동산 투자운용사 자격증을 보유하면서 실무 경험이 풍부한 팀장급 영업직원을 양성하는데 10년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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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영업 대상은 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등 모든 금융권에 망라돼 있다. 여기에 건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야 사업 추진 과정에서 건설사와 시행사, 설계회사 관계자들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다.
시중은행과 증권사 등 대형 금융자본을 등에 업고 신규 신탁사가 설립될 경우 이들 핵심 인력을 놓고 치열한 영입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신탁사가 2~3년간 차입형 토지신탁 영업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주로 비차입형 신탁 영업 인력이 스카웃 대상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비차입형 신탁 시장을 놓고 경쟁을 벌이는 중소형 신탁사들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중소형 신탁사 관계자는 "대형 신탁사에 비해 근무환경이 열악한 것이 현실"이라며 "인력 의존도가 높은 신탁업의 특성상 핵심 인력 유출은 실적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소형사와는 다소 온도차이가 있지만 한국자산신탁과 한국토지신탁 등 대형사들도 걱정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신규 신탁사가 장기적으로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으로의 진출을 노리고 자신들의 인력을 빼 갈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대형 신탁사 대표는 "수년간 신입 직원 채용과 육성에 상당한 자금을 투자했다"며 "기껏 키워놓은 직원들을 신생사에 뺏기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신탁사 인건비, 시중은행과 비슷한 수준
대형 금융자본의 신탁사 설립은 결국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중소형 신탁사 임원은 "2007년과 2009년 각각 2개의 신탁사가 새로 설립하면서 직원들 급여가 은행권 수준으로 올라갔다"며 "그나마 당시 신탁 시장이 성장기였기 때문에 인건비 상승을 감내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인건비 상승은 신탁사에게 상당한 재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신탁사 관계자는 "재무제표 상으로는 신탁사의 인건비 부담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이게 전부가 아니다"라며 "상당수 신탁사들이 세금을 줄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매출기여 장려금 등 영업비용으로 분류해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탁사의 인력 이동이 미칠 파장도 크다. 전문 인력이 사업장을 관리하는 기간은 최소 3년 이상이다. 토지보상과 인허가, 토지매입, 주민이주 등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걸림돌이 나타날 경우 기간은 더욱 늘어나게 된다. 만약 신규 신탁사 설립으로 인력이 이동해 담당자가 중도에 교체되면 사업장 부실이 나타날 수 있다.
대형 신탁사 임원은 "부동산 사업장은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있어서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신탁사마다 최소 100건 이상의 소송이 걸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부동산 사업장이 부실화될 경우 수분양자들이 금전적 피해를 입게 된다"며 "인력 이동이 대규모 민원 발생과 신탁사업 전체 리스크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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