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3월 28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이 지난 주 초 대우건설 임원 인사를 단행한 것을 두고 잡음이 여전하다. 본부장 12명 중 절반을 교체하자 "산업은행이 밀실 인사를 했다"거나 "회사를 오히려 망치는 인사였다"는 과격한 말까지 들린다. 대우건설 구성원들 입장에서 보면 억울할 만한 일이긴 하다. 매각 실패에 분풀이를 당하듯 임원들이 회사 밖으로 내몰린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물론 이번 대우건설 인사의 근본 원인은 매각 실패에 있다고 봐야 한다. 산업은행은 생각지도 못했던 대우건설의 해외 부실로 호반건설과 매각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했다. 2010년 대우건설 인수 후 처음으로 매각 성사 단계에 이르렀던 상황이다. 허탈함이 어느 정도였을지 짐작이 간다. 겉보기에는 이를 대우건설 인사로 화풀이한 모양새처럼 비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대우건설의 이번 인사는 단순히 산업은행의 분풀이라고만 말하기 어려워 보이는 면도 분명 있다. 대우건설 내부에서도 임원들에 대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이 없는 회사이다 보니 방만 경영이 있는 게 사실인데 특정 인사에게 지나치게 권한이 쏠려 있어 이를 개선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대우건설 복수 관계자들의 공통된 언급이었다. 핵심 임원을 교체하지 않는 한 변화가 불가능해 보였다.
산업은행이 40명 넘는 대우건설 상무급 임원들에 대한 개별 면담 후에 이번 인사를 실시했다는 점도 주목해봐야 한다. 이들 임원이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면담 과정이 종료된 직후에 산업은행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대규모 임원 인사였다는 점은 분명하다. 피고름을 짜내는 심정으로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임원들 스스로가 제기하지는 않았을까. 어떤 경우든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현 상황에 대한 이해 없이 무작정 단행한 인사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뭐가 됐든 산업은행은 이제 대우건설 인적 쇄신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다. 신임 사장을 선출하는 일이다. 사장 교체는 단순히 인적인 측면 뿐 아니라 조직 전체를 쇄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다. 그리고 대우건설을 떠나 있던 옛 멤버이거나 순수 외부 인사가 사장 자리에 오지 않는 한 대우건설의 진정한 쇄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수년 동안 내부에 자리잡고 있었던 임원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스스로 끄집어내 단죄하기는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외부 출신 사장은 절대 안된다"는 일부 목소리를 귀담아 들을 상황은 아닌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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