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향토기업 이탈' 에어부산 지배력 강화? 부산지역 대주주 IPO 투자금 회수 가능성…유동성 확보 등 '일석이조' 효과
고설봉 기자공개 2018-04-13 08:13:45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2일 14시2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어부산 기업공개(IPO) 뒤 아시아나항공의 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통상 IPO가 진행되면 모회사의 지분율이 희석된다. 그러나 에어부산의 독특한 주주 및 이사회 구성이 상장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에 유리하게 바뀔 거란 분석이다.에어부산은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들이 주축이 돼 설립했다. 부산시 외 부산지역 향토기업 14곳이 십시일반으로 자본금을 마련했다. 이들은 부족한 자본금과 항공사 운영 및 영업 노하우를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전략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설립 초기부터 꾸준히 에어부산 지분 46%를 확보한 1대주주였다. 경영진도 아시아나항공에서 파견했다. 초대 대표이사를 맡은 사람은 김수천 현 아시아나항공 사장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사부문 임원이었던 김 사장은 2008년 에어부산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2013년까지 대표직을 유지했다.
현재도 에어부산의 사내이사는 모두 아시아나항공 출신들로 채워져 있다. 한태근 대표이사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을 역임했다. 경영본부장 최판호 전무는 금호아시아나 플라자 법인장을 지냈다. 이외 정성권 전무와 김이배 전무도 모두 아시아나항공 출신이다.
다만 기타비상무이사 및 감사는 모두 부산지역 향토기업인들로 꾸려왔다. 2018년 현재도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 이원길 서원유통 회장, 임경모 부산시 신공항지원본부장 등이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 있다. 감사는 배중열 넥센 부사장이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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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설립 초기부터 이사회 구성 중 절반을 부산시와 부산지역 향토 기업인들로 채워왔던 원칙은 에어부산 IPO 뒤 바뀔 것이란 전망이다. 상장 뒤 부산 향토기업들이 에어부산 주주에서 빠져나가고, 투자자들이 이를 대체하는 등 주주구성이 크게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에어부산의 IPO 시도는 이번이 세 번째다. 2014년 이후 두 차례 추진했지만 부산시를 비롯해 일부 주주들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다. 당시 주주들은 상장 후 지분 매각 사태를 우려했다. 이번에도 이 같은 이유에서 일부 주주들은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아직 잘 모르겠다' 등의 의견을 피력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주주들 중 일부는 '아직까지 잘 모르겠다' '시기가 아닌거 아니냐'며 의문을 표하시는 분들도 계셨지만 지난달 주총에서 상장 얘기가 나왔고, 다들 상장하자는 쪽으로 돌아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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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에 반발하던 주주들의 마음을 돌려세운 것은 IPO를 통한 투자금 회수에 대한 기대감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에어에 이어 티웨이항공의 상장이 순항하자 반대하던 주주들도 마음을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지난해 엔케이에 이어 부산일보가 지분을 모두 에어부산에 매각하고 떠난 것도 주주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엔케이와 부산일보는 초기 투자금인 5억원의 5배인 약 25억원의 현금을 받고 에어부산에 주식을 매각했다. 에어부산은 이 주식을 모두 자사주로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어부산 IPO 뒤 부산지역 향토기업들의 이탈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이 구주매출을 통해 지분율을 30%대로 낮춰도 최대주주 지위는 오히려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분 48%를 보유하며 한 몸처럼 움직였던 향토기업 12곳의 견제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또 향후 에어부산 이사회 구성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재처럼 부산지역 향토기업인들이 이사회 구성원으로 참여하지 않게 되면 아시아나항공 출신 인사들이 이사회를 독식하게 될 거란 전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 상태에서 이사회도 장악할 수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에어부산 IPO를 반대하던 향토기업들이 주주총회에서 IPO를 승인한 것은 지분가치를 높여 투자금을 회수하려는 목적"이라며 "에어부산 상장을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도 확보하고 지배력도 더 공고히 하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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