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26일 08시1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초 국세청은 자녀에게 부동산 취득 자금을 대준 국내 한 은행지점장에게 증여세를 부과한 사례를 공개했다. 은행지점장의 아들 A씨는 자금여력이 없지만 수백 억 대 상업용 건물을 취득했다. 추적결과 A씨의 건물 취득자금은 부친인 은행지점장이 본인 소유 부동산을 은행에 담보로 제공해 받은 대출금으로 충당됐다. 아버지의 재산을 담보로 아들이 대출을 받은 상황이다. 사실상 증여지만 대출을 끼어 세금을 절약했다. 결국 국세청은 증여세를 부과했다.최근 영풍그룹도 이와 비슷한 구조의 거래를 진행했다. 장형진 영풍그룹 회장은 두 아들이 최대주주로 있는 투자전문회사 '씨케이'에 최근 4개월간 총 3차례에 걸쳐 400억 원이 넘는 돈을 대출해줬다. 씨케이는 이 돈으로 영풍그룹 계열사 지분을 사들여 그룹의 순환출자고리를 끊고 지배구조 최상단에 설 수 있었다. 아버지의 돈으로 아들 회사가 그룹의 경영 승계를 이룬 셈이다.
씨케이는 현금창출 능력이 없는 회사다. 계열사 지분을 소량씩 사고 파는 투자활동 만한다. 2012년 설립돼 2016년 처음 매출이 발생했는데 4300만 원에 불과했다. 보유 현금도 2016년 말 기준 53억 원이 전부다. 장 회장은 씨케이에 400여억 원을 대출해주면서 이자율은 3.2%로 매겼다. 제3자와 거래라면 매출 4300만원짜리 회사에 이 정도 거액을, 이정도 금리로 빌려줄 수 있을까.
씨케이가 향후 이자와 대출금을 적기에 장 회장에게 지불한다면 문제 될 것이 없다. 반대로 씨케이가 장 회장에게 돈을 갚지 못 하거나(혹은 안하거나) 무기한 대출을 연장하거나 씨케이에 일감 몰아주기를 해 회사를 키워준 뒤 자금을 갚도록 측면 지원을 한다면 편법 승계란 의혹의 눈길은 더 짙어질 수 밖에 없다. 국세청 관계자는 "영풍그룹 부자의 자금 거래는 모니터링할 만한 사례는 맞다"고 말했다.
가업을 승계하는 일은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할 일이다. 상속세, 증여세법의 가혹함에 대한 지적도 일견 설득력을 얻는다. 하지만 세금을 줄이려고 묘수를 찾는 모습은 사회적 비난을 받는 단골메뉴다.
장 회장의 의도를 확인할 수 있는 시기는 멀지 않다. 1년으로 약정한 대출금이 만기가 됐을 때 씨케이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면 된다. 장 회장과 씨케이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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