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윤석헌號 출범 금감원, 종합검사 부활할까 2015년 폐지에 신랄한 비판, 감독기능 징계 수단 강화 소신

김장환 기자공개 2018-05-09 08:24:10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8일 13: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이 8일 정식 취임하면서 금감원에 향후 적잖은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윤 원장이 진보 성향의 인사로 잘 알려져 있었던데다 그동안 금융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해 다양한 소신을 밝혀왔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권에서는 종합검사가 부활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감원은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 시절인 지난 2015년 금융권 종합검사를 폐지하고 이를 경영실태평가로 바꿨다. 금융위가 감독체제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선언하면서 비롯된 일이다. 징계에 초점이 맞춰져 있던 금감원의 검사 기능을 '컨설팅' 역할로 변모시키겠다는 의중이 담겼다.

금감원은 이에 따라 생명·손해보험국, 특수·일반은행국, 금융투자·자산운용국에서 준법검사 부문을 따로 떼어냈다. 이를 통해 준법성검사국으로 탄생한 해당 조직들은 금융사 위법 사실을 인지했을 때 징계를 목적으로 검사를 벌이는 부서가 됐다. 기존 국들은 건전성 검사를 전담하면서 여기에 경영실태평가란 명칭을 붙였던 것이다.

당시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를 지내고 있던 윤 금감원장은 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감독정책상 혼선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금융감독 무력화로 오히려 소비자가 피해를 늘리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마디로 금융사만 배려해준 전시행정 같은 변화라는 평가였다.

이와 관련 윤 원장은 금융감독의 핵심을 금융사의 건전성을 감독하고 검사하는데 있다고 꼬집었다. 금감원은 금융사들에 건전성 목표를 직접 제시하고 이를 강제적으로라도 유인하는 기구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금융 현장에서 직접적인 검사가 필수적이라고 전제했다. 결국 종합검사가 이 같은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평가였다. 금감원이 현재 금융권 검사 방향으로 제시하고 있는 컨설팅 기능은 말이 안되는 소리란 지적을 내놓은 셈이다.

아울러 윤 원장은 종합검사 폐지를 금감원 상위기구인 금융위가 당시 핀테크와 기술금융 활성화 정책에만 함몰돼 혼선을 초래한 것이란 지적도 내놨다. 핀테크와 기술금융을 키우겠다는 명목으로 이를 주도해야 할 은행권에 숨통을 터주는 '당근책'만 제공한 것이란 평가였다.

윤 원장의 당시 지적은 금융당국이 박근혜 정부의 눈치만 살피고 있어 감독기구 본연의 기능을 망각한 것이란 해석이었다. 핀테크와 기술금융을 키우는 건 바람직한 일이지만 이를 위해 종합검사 폐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란 지적이었다.

이를 볼 때 윤 원장 체제가 본격화되면 금감원의 금융권 검사도 옛 종합검사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금감원의 금융권 검사가 컨설팅 역할이 아닌 본연의 '징계'를 목적으로 한 기능을 수행하게 될 것이란 얘기다.

금감원이 종합검사 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테두리는 이미 갖춰진 상태다. 이원화 돼 있던 건전성 검사국과 준법성 검사국은 최흥식 전 원장 시절 단행된 조직개편에 따라 이미 통합됐다. 이들 부문이 분리된지 불과 2년여 만인 지난해 말 이뤄진 일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윤 교수가 원장으로 제청되자마자 늑대(김기식 전 원장)를 피하려다 호랑이(윤 원장)를 만났다는 얘기들이 언론에 많이 나오고 있지 않느냐"며 "지금도 금감원 검사가 '징계를 위한 검사'란 불만이 있지만 종합검사로 돌아가게 되면 검사 범위와 수위가 더욱 높아질 수도 있어 부담"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