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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했던 ADT캡스 딜 막전막후…홍콩 밤샘협상 '밥먹듯' 지난 2월부터 SK텔레콤 본격투입…맥쿼리와 투자비중 놓고 막판까지 조율

윤동희 기자공개 2018-05-10 08:09:35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9일 07: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과 맥쿼리자산운용은 칼라일그룹이 보유한 ADT캡스 경영권 지분을 인수할 예정이다. 전체 거래규모는 3조원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다. SK텔레콤이 지분 55%, 맥쿼리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이 45%의 지분을 가져가기로 했다.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칼라일(The Carlyle Group)은 지난해 6월 모간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ADT캡스 공개경쟁입찰을 통한 매각을 결정했다. 타이코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지 만 2년 만이었다. 거래규모가 3조원으로 예상됐던 만큼 수의계약보다는 이 편이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 칼라일 인수 만 2년만에 매각결정…CVC 빠지며 SKT 협상 우위에

매각은 사실 더 일찍 이뤄질 수 있었지만 자본재조정 작업이 한차례 실패하면서 조금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 칼라일은 지난해 2월 사이렌홀딩스를 차주로 하는 후순위 대출 1500억원을 4800억원으로 올리는 자본재조정 작업을 재개했으나 국민연금 투자심의위원회의 부결로 실패했다. 지난해 5월 대주단을 바꿨고 결국 3150억원을 증액할 수 있었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칼라일은 이중 3145억원을 펀드 배당 재원으로 사용했다.

ADT캡스 투자설명서(IM)는 지난해 11월 배포됐다. 예비입찰을 앞두고 운용리스 회계원칙을 사용하는 ADT캡스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을 다른 회사와 동일하게 쳐줄 수 없다는 반론이 일었다. 통상적으로 EV/EBITDA 배수를 적용해 거래가를 산정하는데 감가상각비가 제대로 반영이 안되는 EBITDA를 그대로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었다. 하지만 CVC캐피탈과 맥쿼리의 참여로 유효경쟁이 성립되며 해당 논란은 바로 잠잠해졌다. 두 사모투자사 중심의 2파전이 형성된 건 12월부터였다.

한 달 동안 두 후보가 실사를 진행했고 본입찰은 설연휴 등이 모두 끝난 2월 19일~20일 이틀에 거쳐 이뤄졌다. CVC캐피탈은 구속력있는 제안서를 19일에, 맥쿼리는 구속력 없는 제안서를 20일에 제출했다. 하루를 넘기고 구속력조차 없는데도 불구하고 칼라일이 맥쿼리의 협상 자격을 박탈하지 않으면서 형평성 시비가 일었다. SK텔레콤이 본격적으로 거래 참여를 검토하기 시작한 때가 이 시점이다. 칼라일 입장에서는 SK텔레콤을 업은 맥쿼리의 제안을 완전히 거절할 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거래협상에서 양측의 팽팽한 기싸움이 일어났다. 그러다 CVC캐피탈이 3월 초 협상에서 완전히 빠지면서 SK텔레콤과 맥쿼리 컨소시엄이 협상 우위에 서게됐다. 실제로 지난 3월 21일 SK텔레콤 주주총회에서 박정호 사장은 공개적으로 ADT캡스 협상을 현황을 "(칼라일이) 우리 외에 매각할 곳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본입찰 직후 SK텔레콤이 계약을 맺기보다 한달 반의 시간 동안 협상이 길게 이어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업계 관계자는 "CVC가 나가고 나서 굳이 SK텔레콤 등이 칼라일의 페이스에 말려서 조건을 내어줄 필요가 없어졌다"며 "3월 한차례 본계약 체결을 할 뻔 하다 이 시점을 넘기고 양측이 한달 반정도 협상을 끌게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 맥쿼리-SKT 의견조율도 관건

의견 조율은 매도-매수인 사이에만 필요한 게 아니었다. 매수인은 맥쿼리와 SK텔레콤 두개의 주체로 지난 2월부터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춰야 하는 사이였다. CVC캐피탈은 경영권을 확보하지 못하는 소수지분 거래는 참여가 어렵고 최소 두자릿 수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내야한다는 점에서도 SK텔레콤과 상성이 맞지 않았다. 인프라 투자사로 기대수익률이 10% 미만이고 경영권이 없어도 내부 투심에 큰 문제가 없는 맥쿼리가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더 나은 대안이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수익은 보장받아야 하는 재무적투자자(FI)인 맥쿼리와 전략적투자자인 SK텔레콤은 의견을 좁히는 데 시간이 걸렸다. 자기자금(PI) 투자를 하는 데다 FI로서 레버리지효과를 보는 게 유리했기 때문에 맥쿼리는 인수금융 비중을 늘리기 원했고 저리에 자금조달이 가능한 SK텔레콤 입장에서는 비교적 금리가 높은 인수금융 의존도를 늘리 것을 선호하지 않았다.

대주단은 1조9000억원 규모의 투자약정서(LOC)를 끊어줬지만 얼마를 거래에 쓸지를 놓고 갑론을박이 있었다. 선순위가 1조7000억원 후순위가 1500억원 가량이었는데 금리가 7%대인 중순위 대출을 얼마를 사용하느냐를 놓고도 장기간 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맥쿼리가 막판에 대신PE와 케이스톤을 섭외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대신PE와 케이스톤은 45%의 지분 취득에 필요한 5744억원 중 12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아직 선순위대출과 후순위대출 비중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양측은 결국 인수금융 규모를 1조7000억원, 지분투자 규모를1조2764억원으로 결정하는 데 합의했다. 나머지 2000억원은 위로금 등 기타 거래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 칼라일 국내사업장 없어 때마다 홍콩서 협상

주요 입찰이나 관련 협상이 이뤄질 때면 거래주체들은 홍콩으로 건너가 협상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인수 주체인 SK텔레콤과 맥쿼리, 인수금융을 담당하는 대주단 모두 국내에 기반을 둔 회사지만 상대가 칼라일이었던 탓이다. 칼라일에서 한국딜을 담당하는 인력은 이상현 한국대표(MD)를 포함해 총 세명이 있지만 칼라일은 국내에 법인을 등록해 놓지 않았다.

칼라일 한국팀은 한국 거래를 담당하지만 국내에 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으로 분류되는 셈이다. 국내에 사업장에 있는 법인과 외국법인에 부과되는 세금 부담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일례로 국내사업장이 없는 외국법인에 양도소득이 발생했을 경우 수입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산정 10%의 세율을 적용하거나 수입금액에서 취득가와 양도비를 공제한 금액을 기준으로 과세표준을 산정해 20%의 세율을 적용하게 되는데, 외국법인이 둘 중 유리한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협상이 국내에서 이뤄질 경우 과세당국에서 국내에 사업장이 있다고 판단할 여지가 생긴다"며 "이 같은 오해를 주지 않기 위해 주요한 논의하 필요할 때마다 관계자들이 홍콩으로 이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ADT캡스 인수를 위해 SK텔레콤과 맥쿼리가 별도의 특수목적회사(SCP)를 설립하지 않은 것도 칼라일의 절세 이슈와 연관이 있다. 만약 통상적인 M&A처럼 매수인이 새로운 SPC를 설립했다면 칼라일은 이들로부터 3조원을 현금으로 지급받고 이 돈을 바탕으로 사이렌홀딩스의 차입금 1.7조원을 갚고 나머지를 펀드 배당금으로 사용했어야 했다.

하지만 거래 양측은 사이렌홀딩스를 똑같은 차주로 하고 새로운 대주단이 제공한 인수금융으로 기존 차입금을 갚고, SK텔레콤과 맥쿼리로부터 지분매각 대금으로 1조2764억원을 지급받는 구조를 고안해냈다. 칼라일이 ADT캡스 지분 매각을 통해 손에 쥔 금액이 3조원이 아니라 1조원대로 내려가면서 세금부담도 그만큼 적어졌다는 설명이다.

칼라일과 SK텔레콤, 맥쿼리는 치열한 협상 속에서도 서로의 입장을 적절히 배려하며 협상을 진행, 주식양수도계약을 체결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는 설명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결과는 3분기 중에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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