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주의 vs 첨단 IT…일하는 방식 딜레마 [2018삼성인식조사/남은과제들]⑦컬처혁신으로 상명하복 타파 나서…조직문화도 글로벌화
김성미 기자공개 2018-05-16 07:47:03
이 기사는 2018년 05월 14일 15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의 정체성은 무엇일까.삼성은 한국에서 성장한 대기업이다. 군대식 일사불란과 수직적 상명하복의 문화 속에서 빠르게 성장했다. 한국 대기업 대부분이 이런 방식의 조직경영으로 생산속도를 올렸다.
반면 삼성전자는 첨단을 걷는 글로벌 IT기업이다. 반도체·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제조업 회사지만 최신 트렌드와 문화를 알아야할 뿐만 아니라 최첨단 기술과 IT도 알아야한다. 삼성의 경쟁상대가 애플과 구글인 것처럼 미국 실리콘밸리의 자유분방함과 창의성이 필요하다.
더벨 삼성 인식 조사에서도 삼성의 조직문화와 일하는 방식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근무시간 효율화, 일과 삶의 균형, 직원 혜택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삼성은 누구보다 먼저 조직문화 개선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다. 이재용 부회장이 컬처혁신을 주문했고 다른 대기업보다 먼저 근무시간 단축과 업무 효율을 위한 실험도 하고 있다. 앞서 이건희 회장 시절에는 파격적인 출퇴근 시간제를 도입하기도 했다. 어떤 기업보다 근무 유연성을 보장하기 위한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일이 많고 스트레스가 많은 조직이란 점은 삼성이 풀어야 할 숙제다. 상명하복 업무지시, 권위주의 문화, 수직적 조직체계 등도 여전히 남아 있다. 기존의 체제에서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워라밸·자기계발 장려하는 삼성
|
삼성은 일찌감치 일하는 방식을 고민했다. 이건희 회장은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고 파격적인 조직문화를 도입했다. 오전 7시 출근, 오후 4시 퇴근의 7·4제가 대표적이다. 오후 시간에 영어, 중국어 공부 등 자기계발에 시간을 투자하거나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 이른바 저녁이 있는 삶을 살자는 취지였다. 2009년에는 자율근무제가 도입됐다. 오후 1시 이전에 아무 시간이나 출근해 자유롭게 9시간만 일하면 됐다.
2012년부터 자율출퇴근제로 확대 시행됐다. 오는 7월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을 앞두고 자율출퇴근제는 더욱 강화되고 있다. 하루 4시간 이상, 주 40시간 이상 근무를 지키기만 하면 된다. 해외와 실시간 업무가 필요한 이들은 시차에 맞춰 업무시간을 짜면 되고 워킹맘은 가족의 일정에 따라 업무시간을 배분하면 된다. 자신이 맡은 업무와 상황에 따라 근무시간을 자율적으로 사용하면서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진 것은 물론 몰입도도 향상됐다는 평가다.
1년간 아무런 조건 없이 해외에 머물며 현지 언어와 문화를 익히는 지역전문가과정이나 자기계발 휴직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상명하복·권위주의 타파 위한 컬처혁신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보인 것은 컬처혁신이다. 일하는 방식을 스타트업처럼 바꾸라는 주문이었다.
제조업 중심의 사업에선 거대한 조직이 톱니바퀴 굴러가듯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기 위해 상명하복식 의사결정구조가 필요했다. 그러나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등장하는 제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통한 혁신이 매우 중요하다.
삼성의 순혈주의, 공채 우선주의도 타파해야 할 관행으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외국계 기업 출신 기술 인재들을 대거 영업하기도 했다. 하지만 외국계 임원들 중 일부는 삼성에 오래 남아 있지 못하고 자리를 옮겼다. 경력 관리를 위한 개인적 판단이란 설명도 있지만 삼성의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있다.
삼성전자는 직급 단순화, 수평적 호칭, 선발형 승격, 성과형 보상 등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 일하는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고착화된 권위주의 문화를 없애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은 글로벌 IT 선두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톱다운 방식의 조직문화는 글로벌 기업답지 않았다"며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이란 기존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발현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알테오젠 자회사, '개발·유통' 일원화…2인 대표 체제
- [상호관세 후폭풍]포스코·현대제철, 美 중복관세 피했지만…가격전쟁 '본격화'
- [상호관세 후폭풍]핵심산업 리스크 '현실화'...제외품목도 '폭풍전야'
- [상호관세 후폭풍]멕시코 제외, 한숨돌린 자동차 부품사…투자 '예정대로'
- [상호관세 후폭풍]미국산 원유·LNG 수입 확대 '협상 카드'로 주목
- [상호관세 후폭풍]조선업, 미국 제조공백에 '전략적 가치' 부상
- [상호관세 후폭풍]생산량 34% 미국 수출, 타깃 1순위 자동차
- [상호관세 후폭풍]캐즘 장기화 부담이지만…K배터리 현지생산 '가시화'
- [2025 서울모빌리티쇼]무뇨스 현대차 사장 "美 관세에도 가격인상 계획없어"
- [2025 서울모빌리티쇼]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 "북미 매출목표 유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