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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과열 마케팅 대신 충성고객잡기 '통할까?' 실질혜택 제공 8대 프로그램 도입

김성미 기자공개 2018-05-24 08:09:59

이 기사는 2018년 05월 23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레콤이 과열 마케팅 대신 충성 고객 잡기로 방향을 선회했다. 매출 감소를 방어하지 않고 고객 혜택을 확대하는 전략을 세웠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이동통신업계에선 이례적인 일이다. 보편요금제 시행 등 통신비 인하를 둘러싼 정부의 압박에 선제 대응하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SK텔레콤은 박정호 사장 주도로 8가지 고객가치혁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무약정 플랜이나 로밍 요금 절감 등 소비자 입장에서 비용을 줄여주는 프로그램들이다. 이동전화 매출 대신 다른 매출을 늘리기 위한 각종 신사업 진출도 이동전화 비중 축소를 준비하기 위한 복안이다.

SKT 무선매출 추이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매출 10조107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 1분기 실적만 봐도 선택약정할인율 상향 요인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올 1분기 이동전화 매출은 2조568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3.5% 줄었다.

내부에선 매출 감소가 2년 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0조865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올해 10조원 초반까지 매출이 줄어들고 내년에도 이 추세가 이어지면 이동전화 매출이 10조원 밑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이 매출 감소를 감내하는 것은 구조조정이나 기업 분할 등 외부 변수에 따른 것이 대부분이다. 자발적으로, 자체적으로 프로그램을 가동하며 매출 감소를 유도하는 것은 흔치 않다.

SK텔레콤은 이동전화사업 매출 감소를 감수하더라도 8대 고객가치혁신 프로그램 시행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목표를 세웠다. SK텔레콤은 현재 4가지 신규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최적의 요금제 제안 시스템, 무약정 플랜, 로밍 요금 부담 감소, 멤버십 개편 등이다. 스마트폰 리스 사업도 그 일환으로 준비하고 있다.

이동전화사업은 SK텔레콤의 주요 캐시카우로 손꼽힌다. 박정호 사장의 결단과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허락 없이 이런 프로그램을 도입하긴 어렵다.

SK텔레콤은 이동전화 외에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뉴 ICT 사업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미디어를 제외하고는 굵직한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동전화사업은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별도 기준으로는 87.1%, 연결 기준으로는 62%를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고객가치혁신 프로그램의 취지는 좋지만 프로그램의 효과가 반영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소비자가 SK텔레콤의 서비스 차별성을 느끼는데 온도차는 물론 시간차도 있기 때문이다. 또 경쟁사들이 SK텔레콤의 서비스 개편을 금세 따라할 경우 프로그램 도입 의도가 희석될 수도 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비 절감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높은 상황에 자율적으로 서비스 개편에 나서서 고객가치를 향상시키는 건 의미 있는 작업이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요금제 등이 본격 시행되면 이같은 매출 감소 추세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로밍요금제 및 멤버십 개편 등은 이미 타사에서 뒤쫓아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차별성이 희석되는 게 문제"라며 "또 매출 감소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및 내부 반발 등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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