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오너3세, '진성매각' 한화S&C 경영권 포기 일감규제 해소 등 경영쇄신 방안 발표, 승계재원 확보 '부수효과'
박창현 기자공개 2018-06-01 08:05:24
이 기사는 2018년 05월 31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 오너 3세들이 일감 수혜 개인회사로 지목된 '한화S&C'에 대한 경영권을 포기했다. 규제 마지노선까지만 지분율을 낮추고 계속 일감 수혜를 받고 있는 여타 대기업들과 다른 행보다.현 정부의 지배구조 투명성 강화 정책 기조에 따라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는 평가다. 오너 3세들은 알짜 계열사 경영권을 포기하는 대신, 승계 재원 확보 기회를 얻게 됐다. 추가적인 지분 매각을 통해 수 천억원 대 자금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그룹은 31일 일감 몰아주기 해소와 이사회 중심 경영, 계열사 독립 책임 경영 강화를 골자로 한 경영 쇄신 방안을 내놨다. 시장의 이목은 최대 쟁점 현안이었던 일감 몰아주기 해소 방안에 쏠렸다.
한화그룹은 IT 계열사 'H솔루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H솔루션은 대표적인 일감 수혜 오너일가 소유 기업이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자녀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김동선 씨가 지분을 나눠갖고 있다. 장남 김동관 전무가 가장 많은 50%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나머지 지분을 김 상무와 동선 씨가 25% 씩 나눠 갖고 있다.
H솔루션은 그룹 컴퓨터시스템 통합 자문과 구축·관리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연간 일감 규모만 수천억원에 달한다. 2016년 말 기준으로 내부 매출 거래액은 2531억원이 넘는다. 총 매출 3641억원의 70%에 육박하는 규모다.
한화는 규제 탈피를 위해 지난해 선제적으로 움직였다. 공정거래위원회 규제 압박이 강해지자 H솔루션은 '징검다리 묘수'를 꺼내들었다. H솔루션은 지난해 정보통신시스템 통합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한화S&C'를 새롭게 설립했다. 이후 한화S&C 지분 44.6%를 재무적투자자(FI)에게 매각했다. 매매 대금은 2500억 원 수준이었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직접 지분을 보유한 대기업 계열사들만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따라서 오너일가와 일감 수혜 계열사 간 직접적인 지분 관계만 끊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
H솔루션이 그 정석을 보여줬다. H솔루션은 일감 수혜 사업 부문만 떼어내 '한화 3세들→H솔루션→한화S&C' 지배구조를 새롭게 만들었다. H솔루션은 한화S&C 경영권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일감 수혜 효과를 공유할 수 있다. 하지만 총수기업 사익 편취 규정은 한화S&C의 소유 구조만 문제 삼는다. 한화S&C 소유자는 오너 일가가 아니라 H솔루션 법인이다. 따라서 규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하지만 공정위는 이 같은 우회 방안을 인정하지 않았다. 실제 한화를 대기업 소유지배 구조 개편 사례에서 아예 제외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화그룹은 정부 정책 기조에 부응하기 위해 이번에는 보다 확실한 대책을 들고 왔다. 한화와 오너 3세들이 내놓은 카드는 '한화S&C' 경영권 포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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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소를 위해 한화S&C와 한화시스템을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 완료 시 오너 3세들(H솔루션) 지분율은 기존 53.36%에서 26.1%까지 낮아진다. 경영권을 잃게 되는 셈이다.
다만 이 거래만으로는 규제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 현행법상 비상장사의 경우, 총수 일가의 지분이 20% 이상이면 규제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이에 추가로 지분 11.6%를 팔아 곧바로 지분율을 20% 밑으로 낮출 계획이다.
오너 3세들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후 합병법인 보유 지분을 전부 팔아 한화S&C와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을 방침이다. 결과적으로 1년 만에 한화S&C 소유권과 경영권을 모두 내려놓는 모양새다.
과거 대기업 오너 일가들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범위에 맞게 지분을 팔고, 계속 일감 수혜 과실을 향유하는 전략을 써왔다. 유독 총수 일가의 계열사 소유 지분율이 19.9%나 29.9%가 많았던 이유다. 하지만 한화는 완벽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 해소를 위해 경영권 포기라는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오너 3세들은 추가적인 한화S&C 지분 매각을 통해 수천억원 대 승계 재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한화S&C 44.6% 지분 가치는 2500억원 수준이었다. 한화S&C와 한화시스템 합병으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될 경우, 합병법인 지분 가치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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