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칩스, 차량용 칩 사업재편 적중 [떠오르는 車 전장부품사]①이장규 대표 취임후 사업구조 변경…2년새 매출 50% 성장
임정수 기자공개 2018-06-08 08: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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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전장 부품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기업들 간 경쟁이 거세지고 있다. 자율주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의 성능을 높이려는 부품사에게 차량용 반도체 등 전기·전자 기초 부품에 대한 기술력 확보가 매우 중요해졌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수준의 원천 기술을 확보해 빠르게 성장하는 중소·중견 부품사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새롭게 부상하는 전장 부품사의 성장 배경과 경영 현황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4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량용 멀티미디어 전용 반도체 업체 텔레칩스가 가파른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장규 대표 취임 이후 차량용 칩 개발에 올인하는 쪽으로 사업 구조를 수정하면서 성장 속도가 빨라졌다. 자동차 부품의 전장화로 차량용 칩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를 포착한 것이다. 주요 매출처인 현대기아차의 신차 출시와 글로벌 시장으로의 매출처 확대 등에 힙입어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텔레칩스는 비메모리반도체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ess)회사다. 이 대표는 1999년 서민호 전 대표와 씨엔에스테크놀로지에서 나와 같이 창업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출신의 동업자 두사람은 비메모리반도체 부문 기술력을 바탕으로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켰다. 2014년 이 대표가 서 대표의 지분 일부를 인수하면서 독자 경영 체제가 됐다.
텔레칩스는 설립 이후 초반에는 MP3 플레이어와 모바일 반도체 칩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이후 카오디오용 반도체 개발로 확장해 나갔다. 이를 기반으로 2004년 12월 코스닥 시장 상장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성장 한계에 직면했다. 모바일 칩의 경우 시장을 장악한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가격으로 승부하는 저가 중국 업체들 사이에 끼어 시장 확대가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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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에 대표이사 바통을 넘겨받은 이 대표는 사업구조 변경에 나섰다. 모바일 칩 사업을 과감히 접고 차량용 칩 쪽에 역량을 잡중했다. 차량용 오디오와 ABN(Audio Video Navigation)을 포함한 인포테인먼트시스템, 블랙박스, 셋톱박스 등의 구동에 필요한 핵심 부품인 AP(Application Process)칩으로 핵심 사업 구조를 뜯어 고쳤다.
이 대표의 전략은 금새 효과를 발휘했다. 2015년부터 현대기아차에 AVN용 AP칩을 공급하면서 급성장했다. 최근 대형 고급차부터 중소형 차량까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강화되면서 핵심 부품인 AVN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2017년말 기준으로 누적 매출의 80% 가량이 자동차 부문에서 발생했다. 현재는 현대기아차를 포함해 국내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오디오용 반도체의 대부분을 텔레칩스가 공급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VN 반도체의 가격이 기존 오디오용보다 가격이 3~5배 비싸다는 점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물론 LG전자까지 텔레칩스가 설계한 칩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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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성과는 실적 수치로도 나타난다. 텔레칩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2015년 821억원에서 2017년 1227억원으로 증가했다. 불과 2년만에 49% 가량 외형 성장을 이뤄냈다. 영업이익도 46억원에서 66억원으로 늘었다.
최근에는 해외 매출처 다변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 업체와 중국 메이저 AVN 업체로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미국 법인 설립에 이어 올해 독일에 유럽 법인 설립을 추진하는 등 매출처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을 30~4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자동차용 AVN 시스템 시장의 경우 공급 계약부터 실제 매출이 발생하기까지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면서 "해외로의 공급처 다변화 효과가 단계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상품군이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는 점도 성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텔레칩스는 디지털클러스터, 어라운드뷰모니터링, 텔레매틱스, 스마트안테나 등에 대한 솔루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안정적인 재무구조도 강점으로 꼽힌다. 텔레칩스는 이 대표가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 줄곧 무차입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반도체 칩 설계와 개발에 집중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설비투자 부담이 거의 없다"면서 "연구 개발비 부담은 차입보다는 자체 현금으로 충당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 차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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