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6월 08일 0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광약품은 전형적인 중소제약사다. 기나긴 업력과 국산 신약 11호 레보비르를 개발한 저력도 있지만 실적은 평범할 뿐이다. 매출액은 수년째 1000억원대 중반을 맴도는데다 이익률은 조금씩 줄어드는 추세다. 실적만 놓고보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제약사일 뿐이다.하지만 속내를 살펴보면 단순히 중소 제약사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부광약품은 우수한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바이오 벤처투자에 집중했다. 중소제약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외부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환경 탓이다.
지난 2014년 덴마크 콘테라파마사를 인수해 확보한 신약후보물질 'JM-010'은 어느덧 FDA 임상 2b상을 노리고 있다. 캐나다 바이오펀드에 자금을 출자해서도 400%가 넘는 수익률을 올렸다. 상당한 성과에도 주목받지 못한 건 절대적인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투자사업 재미를 본 부광약품은 화학기업 OCI와 협력 카드를 꺼내들었다. 두 회사는 다음달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바이오벤처 지분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매년 투자하는 금액은 최소 100억원이다. JV 지분 50%를 보유한 부광약품도 연간 50억원 이상을 출자해야 한다는 의미다. 지난해 연결기준 연간 순이익이 111억원인걸 감안하면 투자 부담이 상당하다.
이번 JV는 사실상 부광약품이 종전부터 잘하던 것의 확장판이다. 투자 규모를 키워 얻을 수 있는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그간 저분자(스몰 몰큘) 시장에만 한정됐던 신약개발도 고분자(라지 몰큘)인 면역항암제 등으로도 넓힐 수 있다는 복안도 깔렸다. JV가 안착한다면 장기적으로는 생산시설 건설 추진까지도 검토해 볼 수 있다.
국내 제약업계는 120년에 달하는 역사가 쌓이면서 업체간 서열이 고착화됐다. 상위 제약사들이 해마다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중위권 제약사들은 성장이냐 후퇴냐 기로에 서있을 뿐이다. 중소형제약사 부광약품이 새로 시작하는 성장전략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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