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 SFA 부회장, 삼성家 인연에도 낙수효과 못 누려 [사면초가 반도체패키징]③워크아웃 겪던 보광계열 SFA반도체 인수…1900억 투입, 회수는 요원
이경주 기자공개 2018-06-15 07:48:20
[편집자주]
반도체 슈퍼 싸이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관련 장비와 소재 업체들까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패키징 기업들은 소외됐다. 반도체 메이커들의 사업 내재화로 실적 개선은 요원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어렵다. 사면초가에 빠진 반도체패키징 업체들의 현황을 분석하고 활로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4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FA반도체가 오너 원진(45. 사진) 부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친분관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슈퍼사이클 낙수효과를 보지못했다. 원 부회장과 이 부회장은 고교동문으로 소싯적부터 친분을 쌓아왔고 사업적으로도 교류했다. SFA반도체에 대한 투자도 그 결과물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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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A는 최근 이익 개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삼성과 거래가 늘거나 매출이 확대되며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인력을 감축하고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이익을 개선시키고 있다. 매출 성장세가 뒷받침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자금회수는 요원하다.
SFA반도체 지난해 매출은 4495억원으로 SFA 인수 당시인 2015년 5164억원보다 오히려 12.9% 감소했다.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고가 모델용 패키징을 내재화한 탓에 반도체 특수에도 협력사들 일감이 늘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SFA는 매출 확대보다는 고강도 구조조정을 통해 이익개선을 도모해야 했다. SFA반도체는 이 기간 국내외 임직원수를 3463명에서 2222명으로 1241명 줄였다. 그 결과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78억원에서 254억원으로 늘릴 수 있었다.
SFA반도체는 오너 원 부회장이 이 부회장 외가인 보광그룹을 돕기 위해 인수한 회사다. SFA반도체는 올해 1분기 말 기준 최대주주가 SFA로 지분율이 48.1%다.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SFA는 다시 원 부회장 소유의 디와이홀딩스가 지분율 33.28%로 최대주주다. 원 부회장은 디와이홀딩스 지분 91.44%를 보유하고 있다. 원부회장→디와이홀딩스→SFA→SFA반도체의 지배구조를 보인다.
원 부회장은 보광그룹 계열사 STS반도체통신(현 SFA반도체)가 2015년 6월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같은 해 9월 SFA를 통해 STS반도체통신을 인수했다. SFA는 STS반도체 3자배정유상 신주와 전환사채, 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인수에 총 1934억원을 투입했다.
업계에선 원 부회장이 구원투수를 자처한 것으로 해석했다. 빚덩이 회사를 돈을 주면서 인수했기 때문이다. SFA반도체는 당시 SFA 신주인수 대금 등으로 단기채무는 해소할 수 있었지만 아직 2000억원 규모의 은행권 장기차입이 남아있다.
SFA 입장에선 자금회수가 요원한 투자가 됐다. SFA는 SFA반도체를 재매각하지 않는 한 자금회수 수단이 배당이다. 그런데 SFA반도체는 배당을 할 여력이 없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결손금이 1608억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워크아웃 직후 인 2015년 말 결손금 1809억원에서 200억원 정도만 줄었다. 결손금을 해소하는 데만 최소 8년 이상은 걸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 부회장은 이 부회장의 경복고등학교 후배로 소싯적부터 친분을 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 부회장은 2008년 디와이홀딩스를 통해 SFA를 인수하며 삼성과 사업적 교류도 시작했다. SFA는 당시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었지만 원 부회장이 안정적인 지분을 취득하며 분쟁이 종결됐다. 이후 2010년 삼성디스플레이가 SFA 2대주주(지분율 10.15%)로 참여하면서 SFA와 삼성은 전략적 동반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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