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희의 동국산업, '투자·배당' 올인 [격변기 중견 철강사]⑤신재생에너지에 연 100억 이상, 10년새 배당이익 3배 증가
심희진 기자공개 2018-06-19 08:14:06
[편집자주]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4일 14: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산업이 장세희 부회장 체제로 탈바꿈한 뒤 투자와 배당에 방점을 둔 경영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성장동력 발굴 일환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창출 현금의 상당부분을 인프라 투자에 쏟아붓고 있다. 동시에 배당금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동국산업은 장세희 부회장과 부친인 장상건 회장, 모친인 김명자씨 등이 지분 50%가량을 소유하고 있다.동국산업의 뿌리는 동국제강그룹이다. 그룹 창업주인 고 장경호 회장은 1975년 9월 5남인 장상건 회장에게 동국산업을 맡겼다. 장상건 회장은 2001년 계열분리를 기점으로 장남인 장세희 부회장에게 동국산업 경영권을 넘겼다.
장 부회장 체제에서 동국산업이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바로 '신재생에너지'다. 강판 중심의 포트폴리오만으론 성장세를 이어가기 어렵다고 판단한 장 부회장은 2001년 분할설립된 동국S&C를 중심으로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사업을 추진했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적자를 면치 못했던 동국S&C가 반등하기 시작한 건 윈드타워(wind tower)를 제작하면서다. 2001년 8월 미국 민간 전력회사인 FPLE에 판매한 윈드타워가 호평을 얻으면서 수출길이 열렸다. 현재 동국S&C는 전체 매출의 70~80%를 미국 시장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장 부회장은 신재생에너지 사업 확대를 위해 2004~2007년 한려에너지개발, 고덕·신안·디케이풍력발전, 남원태양광발전 등을 차례로 설립했다. 2011년에는 경상북도 경주에 풍력발전 거점을 만들었다. 10년만에 신사업 추진 자회사가 1곳에서 6곳으로 불어났다.
장 부회장은 기술력 확보에 필요한 설비 투자에 속도를 냈다. 육상뿐 아니라 해상에도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2009년 경상북도 포항에 30만7600㎡(9만3000평)의 공장부지를 확보했다. 한국남동발전, 동양건설산업 등과 공동사업개발협약(J.D.A)을 체결한 데 이어 최근에는 GS E&R, 에디엠파워와도 업무계약을 맺었다. 동국산업은 매년 100억~150억원의 현금을 신재생에너지 관련 토지, 건물, 기계장치 등 유형자산을 취득하는 데 투입하고 있다.
동국산업이 영업활동을 통해 확보하는 현금은 연평균 400억~600억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매년 4분의 1가량의 자금을 설비 확충에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신사업 발굴이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라고 판단한 장 부회장이 경영권을 손에 쥐면서 공격 투자를 골자로 한 자금 운용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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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 기조 역시 장 부회장 체제 이후 바뀐 부분이다. 2000년대 초반만 해도 동국산업은 매년 10억~20억원을 주주들에게 나눠줬다. 장 부회장이 대표이사에 오른 2007년 배당금은 40억원으로 2배이상 늘었다. 이듬해엔 연간 벌어들인 순이익(16억원)보다 더 많은 금액이 배당금(25억원)으로 지출되기도 했다.
2010년을 기점으로 동국산업의 배당총액은 60억~70억원까지 불어났다. 특히 2012~2013년에는 순이익의 80% 이상이 주주들에게 지급되기도 했다. 2016~2017년 배당총액은 역대 최고 수준인 77억원을 기록했다.
공격적인 배당 전략은 오너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장 부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이 동국산업 지분의 50%가량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최대주주는 장 부회장(26.91%)이다. 부친 장상건 회장(7.04%), 모친 김명자씨(3.21%), 여동생인 장혜경씨(1.86%)와 장혜원 부사장(1.80%)이 뒤를 잇고 있다. 특수관계자들의 보유지분을 모두 합하면 49.5%다.
배당금 확대로 오너일가가 거둬들이는 이익도 늘었다. 장 부회장의 경우 2007년 8억원도 채 안됐던 배당이익이 10년만에 21억원가량으로 3배가까이 증가했다. 2010년부터 이어져온 흑자경영으로 배당 재원이 되는 이익잉여금이 역대 최고인 1450억원까지 쌓였다는 점, 계열사 중 오너일가가 직접 지분을 들고 있는 곳이 동국산업뿐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동국산업이 장 부회장 일가의 현금창고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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