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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 선진화 '요원'…'제4 신평사' 시기상조? 금감원, 신평사 '무더기' 제재…시평위 시장평가, '악영향' 불가피

양정우 기자공개 2018-06-18 07:27:00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5일 07: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용평가시장 평가위원회가 국내 신평시장의 개선 노력에 합격점을 부여할지 주목된다. 금융 당국은 우선 시장평가위의 합격 통보 이후 '제4 신용평가사'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다만 업계는 최근 금융감독원이 국내 신용평가사를 무더기로 제재한 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평가위가 섣불리 합격점을 부여하기 어렵다는 데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 '기관주의·임원주의' 경고장…금감원, 신용평가사 무더기 제재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말 국내 신용평가사인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에 대해 무더기로 제재 조치를 취했다. 아직 일반 회사채를 평정하지 않는 서울신용평가에도 개선 조치가 내려졌다.

이들 신평사는 △신용평가서 작성의무 위반 △신용평가서 지연 제출 △신용평가업무 불철저 등 공통된 지적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인 제재 수위는 다르지만 과태료 처분은 물론 기관주의와 임원주의 등 경고가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국내 신평업계의 가장 큰 난제인 이해상충 문제도 여전한 것으로 평가됐다. 신평사는 회사채 발행사의 신용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야 하지만 이들 기업에서 받는 수수료가 주수입이라는 맹점이 있다. 구조적으로 이해상충 이슈가 불거질 수 있기에 금융 당국이 초점을 맞춘 대목이다.

금융 당국 관계자는 "금융감독원에서 당초 업계의 예상보다 강도 높은 제재 조치를 단행했다"며 "아직 신용평가사의 업무 관행이 당국에서 요구하는 수준에 못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매년 신평사 검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국내 신용평가사를 상대로 3년 만에 특별 검사를 실시했었다. 이번 제재는 특별 검사의 후속조치인 셈이다.

◇ 신용평가시장 선진화 '언제쯤'…멀어지는 '제4 신평사' 논의

금융감독원의 제재 조치와 무관하게 이달 말엔 신용평가시장 평가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현재 신용평가시장의 제도 및 관행이 개선됐는지 점검하는 임무를 맡았다.

시장평가위의 합격점은 '제4 신평사' 허용의 전제조건이다. 그간 신규 신평사 논의는 부작용 우려에 발목이 잡혀왔다. 이 때문에 금융 당국은 부작용이 없을 정도로 시장이 개선된 후 제4 신평사를 허용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시장평가위에서 현재 시장 상황에 합격점을 주기가 어렵다는 게 신평업계의 중론이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에서 내린 제재 결론이 결정적이라는 설명이다. 신평사의 영업행위가 무더기 경고장을 받은 만큼 시장 성숙도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서 지난해 신용평가 실적을 분석한 후 정확성과 안정성 등이 개선된 것으로 보기도 했다"면서도 "아직 신평시장에 대한 신뢰가 낮은 건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평가위원회가 민간 전문가로 구성돼 있지만 금감원의 주의 처분 역시 감안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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