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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X케미칼, 이익률 2%대…수익성 꺾였다 [슈퍼사이클 중견 화학사]①원료 상승·공급과잉·경쟁심화 등 악재 줄줄이

박창현 기자공개 2018-06-21 08:16:32

[편집자주]

슈퍼사이클(장기 호황)의 과실은 달콤했다. 원료 가격 하락, 공급 부족, 수요 증가 등 모든 가격 결정 요인들이 석유화학 업계 편이었다. 마진율이 개선되면서 한 해가 멀다하고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중견 화학사들도 유례 없는 호황기에 함께 웃었다. 하지만 취급하는 상품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상대적 박탈감은 더 크게 다가왔다. 쌓인 현금을 쓰는 방식도 각양각색이다. 슈퍼사이클에 올라탄 중견 화학사들의 실적, 재무, 지배구조 속사정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18일 15: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PX케미칼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안정성'이다. 40여년 전 처음 석유화학 시장에 뛰어든 이래 우레탄·전자재료 원료 생산 한 길만 걷고 있다. 오랜 기간 업력을 기반으로 원료 수급부터 제품 판매까지 수익구조 자체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고 있다.

다만 제품 판매 시장의 경쟁은 치열해진 반면, 원재료 수급은 독점 구조가 갖춰진 탓에 점점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6%를 넘나들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대로 내려앉더니 올해는 2%대에 머물고 있다. KPX케미칼은 향후 원료 공급선 다변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설 방침이다.

KPX케미칼은 제3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한창이던 1974년 7월 설립됐다. 주력 생산품은 우레탄 주원료인 PPG(POLYPROPYLENE GLYCOL)다. PPG는 석유화학 공업 계통도상 중간 단계 제품으로, 가구와 침구, 자동차, 가전, 건자재 등 다양한 산업군에 쓰이고 있다. KPX케미칼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PPG 제품을 최초로 국산화하면서 수십년 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수익 구조는 단순하다. 우선 제품 원료인 산화프로필렌(PO)은 SKC에서 약 60%를 공급받고 있고, 나머지 부족분은 해외서 수입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C만 PO를 생산하고 있어, 원료 수급 의존도가 높다. PPG 생산은 국내 4개사가 과점 체제를 구축, 점유율 경쟁을 하고 있다. 진입 장벽이 높고, 가격 결정 변수가 단순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원료 가격과 제품 판매가 간 격차인 '마진율 스프레드'에 좌우되고 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PPG 제품과 주원료인 PO 가격은 모두 하향 곡선을 그렸다. 2011년 톤당 260만원이 넘었던 PPG 가격은 하향 추세를 보이더니 2016년 206만원까지 떨어졌다. 동시에 주원료인 PO 가격 또한 2011년 208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149만원 수준으로 내려갔다. 이렇게 제품과 원료 가격 추이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수익성은 큰 변동이 없었다. 이 기간 KPX케미칼은 매출 규모와 관계없이 6% 대의 안정적인 영업이익률이 유지됐다.

다만 저유가 기조로 다른 석유 화학사들이 장기 호황을 누리던 시기에 KPX케미칼은 팍팍한 원료 공급 구조 탓에 이익 개선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는 분석이다.

KPX케미칼은 주원료인 PO를 SKC에서 절반 넘게 공급받고 있다. SKC는 국내 유일의 PO 생산 업체로 독점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KPX케미칼은 해외에서도 PO를 수입하고 있지만, 해외 업체들 또한 국내 물량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가격 협상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KPX케미칼이 원료 도입 가격과 관련해 영향력을 행사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kpx케미칼

실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PO 원료인 '프로필렌' 가격은 톤당 1335달러에서 735달러 수준까지 떨어진 반면, 이 기간 KPX케미칼의 PO 도입 가격은 28% 밖에 낮아지지 않았다. 가격 주도권이 원료 공급 업체에 있다보니 가격 낙폭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보통 원료가격이 하락하면 PO 가격 또한 일정 부분 원료가에 연동되는 구조인데 협상 주도권이 없다보니 가격 인하 폭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와 올 해에는 원재료 단가 상승과 글로벌 공급 과잉, 내수 경쟁 심화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수익 지표가 악화됐다. 당장 PO 원료인 프로필렌 가격이 지난해 895달러까지 올랐고, 올해에는 1000달러를 넘어섰다. 또 PO 업체들의 PPG 사업 확장으로 글로벌 경쟁도 심화됐다.

화학업계 관계자는 "2016년 이후 PO 공급업체들이 PPG 사업에 진출하면서 원재료 가격 상승과 제품 가격 하락 등 수익 악재 요인을 야기시켰다"며 "KPX케미칼 또한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줄곧 6% 대를 유지하던 KPX케미칼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4.2%까지 낮아졌다. 영업이익 총액 또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3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도 그 여파가 지속되면서 1분기 영업이익률이 2.3%에 머물렀다.

다만 올해 PO 공급선 다변화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국내 빅4 정유업체인 S-Oil이 본격적으로 PO 사업에 뛰어들면서 SKC 독점 구조에도 균열이 예상되고 있다. SKC는 연 31만톤 규모의 PO를 생산하고 있다. 여기에 S-Oil이 30만톤 신규 투자에 나서면서 도전장을 내밀었다. S-Oil은 올 하반기 상업 생산을 목표로 현재 PO 공장 시운전에 나서고 있다. KPX케미칼 입장에서는 PO 공급선 다변화로 가격 경쟁이 이뤄질 경우, 스프레드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KPX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실적이 좋지 못했다"며 "하반기에 국내 PO 공급 물량이 2배 늘어나고 공급선도 다변화되면 수익성 또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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