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현대홈쇼핑 역할 커진다 [현대百 정중동 형제경영]④'양 날개' 백화점·홈쇼핑…계열사 선봉 선 형제간 선의의 경쟁시대 돌입
노아름 기자공개 2018-08-21 08:20:42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2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교적 일찍 현대백화점그룹의 안살림을 챙기게 된 정지선 회장과 정교선 부회장 형제는 한때 경영행보가 지나치게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시장의 우려를 받아왔다. 대외적 스킨십이 많지 않았을 뿐더러 성숙기에 접어든 유통산업의 미래가 불투명해 신사업 확대 필요성이 현대백화점그룹에 꾸준히 제기돼 왔음에도 포트폴리오 확대에 그다지 의욕적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그룹으로서는 조용하지만 꾸준한 확장 행보를 보여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할지 모른다. 현대백화점그룹이 한섬, 현대리바트, 에버다임 등을 통해 패션업과 가구, 중장비 사업의 문을 두드렸던 점을 감안하면 틀린 평가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서 동양매직 인수전에 실패하고 현대렌탈케어를 통해 진출한 렌탈사업이 아직 시장 안착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것에 비춰보아 미래 먹거리 확보 작업에 합격점을 주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때문에 시장의 관심사는 정지선·정교선 형제가 보여줄 경영능력으로 좁혀졌다. 그룹의 근간인 백화점에 정 회장이 대표이사로 올라있고, 사실상 사업형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있는 현대그린푸드에는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각각 대표이사,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따라서 각 계열사의 실적에 따라 오너경영인의 먹거리 확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오너 경영인의 경영능력 검증에 유통업계가 최근 주목하게 된 것은 최근 현대백화점그룹이 보여준 행보와도 무관치 않다. 지금까지 별다른 대외행보를 보이지 않고 경영수업에 집중했던 것과는 달리 정지선 회장은 지난해 2월 미국 홈퍼니싱 기업 윌리엄스소노마와의 프랜차이즈 계약 체결 등에 나서며 본격적 성과를 내고 있다.
정 회장은 윌리엄스소노마와의 계약 체결 과정을 진두 지휘하고, 4개 브랜드 '윌리엄스소노마','포터리반', '포터리반 키즈', '웨스트 엘름' 등에 대한 스토리텔링 방식의 매장연출 및 상품구성을 계획한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리바트는 향후 10년간 4개 브랜드에 대한 오프라인 매장 운영 및 온라인 사업 등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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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형제의 의욕적 사업확대 분위기와 맞물려 현대홈쇼핑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향후 현대홈쇼핑이 보여줄 모습 변화에 따라 정지선·정교선 형제가 받아들 성적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이는 그간 현대백화점그룹이 현대홈쇼핑의 현금성자산을 활용해 홈쇼핑법인을 사업확대의 전초기지로 삼아왔을 뿐 아니라 현대그린푸드가 홈쇼핑의 최대주주에 올라 있어 지배구조에 균열이 일 가능성이 낮다는 점 등이 감안된 전망이다.
자산과 매출 규모를 감안하면 현대그린푸드가 현대백화점그룹에 행사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지난해 연말 연결기준 현대그린푸드의 자산은 2조 7968억원으로 현대홈쇼핑(1조 8754억원)보다 약 1조원을 웃돈다. 같은 기간 매출 역시 현대그린푸드가 2조 5339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매출 1조원을 처음 돌파한 현대홈쇼핑의 외형보다 크다.
그럼에도 현대홈쇼핑의 방향성에 주목하는 이유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전체적인 지배구조도를 감안할 때 현대홈쇼핑이 중요한 자리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은 한섬의 최대주주(34.64%)인 동시에 현대HCN(35.3%)에도 지배력을 행사한다. 현대렌탈케어는 100% 현대홈쇼핑의 자회사로 현대홈쇼핑은 유상증자를 통해 현대렌탈케어에 꾸준히 운영자금을 조달해주고 있다. 이러한 현대홈쇼핑에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한 계열사는 현대그린푸드다.
앞서 순환출자 해소 과정에서 현대홈쇼핑의 최대주주는 기존 현대백화점에서 현대그린푸드로 바뀌었다. 정 부회장이 현대홈쇼핑 지분 9.5% 들고 있었지만, 지분 전량을 처분하며 현대홈쇼핑에 대한 정 부회장의 직접적인 지배력은 미약해졌다.
다만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며 현대그린푸드의 최대주주가 정 부회장(23%)으로 바뀐 점은 특징적이다. 현대홈쇼핑을 현대그린푸드가 지배하고, 현대그린푸드를 다시 정 부회장이 지배하는 형태를 띄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현대홈쇼핑에 대한 정 부회장의 간접 지배력이 높아졌다.
때문에 현대홈쇼핑이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에는 변화가 생겼다. 같은 맥락에서 2020년 매출 20조원, 경상이익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현대백화점그룹의 경영목표(비전 2020) 도달에 현대홈쇼핑에 기대되는 역할도 커진 상황이다.
연결기준 매출이 1조 8000억원대에 머물러 있어 성장 정체기에 빠져있는 현대백화점과는 달리 최근 3년(2015~2017년) 평균 매출증가율이 7.9%에 달하는 현대홈쇼핑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의 변화를 주도할 정지선 회장과 현대홈쇼핑의 미래를 구상할 정교선 부회장의 선의의 경쟁을 지켜보는 것도 남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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