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넥스트아이' 대상 관여활동 재개 광주신세계 이후 3개월만에 실시…대표이사 면담 방식, 소액주주 이익 훼손 지적
이효범 기자공개 2018-08-06 09:10: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02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한동안 뜸했던 주주관여 활동을 재개했다. 대상은 LCD외관검사장비 제조업체인 '넥스트아이'다. 지난 4월 광주신세계에 레터를 전달한 이후 3개월 여 만에 새로운 기업을 대상으로 관여활동에 나선 것이다. 2012년부터 투자를 실시했던 넥스트아이가 중국기업에 인수된 이후 소액주주의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 대표이사 면담을 신청해 이의를 제기했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최근 진광 넥스트아이 대표이사와 면담을 갖고 △독립성 있는 사외이사 및 감사선임 △한국 시장의 지배구조 개선 흐름에 발맞출 수 있는 주주정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2012년부터 넥스트아이에 투자해 왔는데, 2016년 유미도 그룹에 인수된 이후에는 과거와 달리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모습들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며 "넥스트아이 전환사채(CB) 발행, 상장을 앞둔 자회사 이노메트리에 대한 유상증자, 본업과 관련성이 떨어지는 에치디프로 인수 등의 사건들을 보면서 회사의 주주정책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관여활동을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 5월 넥스트아이 주식 28만6049주를 취득하면서 처음으로 투자를 실시했다. 당시 지분율로 5.13%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이어 매수와 매도를 거듭해오다 올해 1월말 기준 보유 주식수는 248만9590주로 늘었다. 이 기간 동안 넥스트아이의 발행주식총수도 늘어나면서 지분율은 3.64%로 나타났다. 이달 1일 기준 종가 2715원을 적용하면 투자금액은 대략 67억원으로 추산된다.
넥스트아이는 LCD외관·엑스레이(X-ray) 검사장비, 영상처리 하드웨어 제조와 네일아트 및 화장품 등을 유통공급하는 사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유미도그룹에 인수된 이후 신규사업에 화장품·헬스케어·전자상거래를 추가하고 중국 사업을 통해 외형을 키우고 있다.
유미도그룹에 인수된 이듬해인 2017년 기준 넥스트아이는 매출액 595억원, 영업이익 13억원, 순손실 2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대비 200억원 가량 늘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오히려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는 1390억원, 부채 및 자본총계는 각각 637억원, 753억원이다. 유미도그룹은 중국 전역에 4000여개의 프랜차이즈 지점을 보유한 화장품 유통기업이다. 지난 3월말 기준 넥스트아이 지분 20.35%를 보유 중이다.
KB자산운용은 특히 이번 주주관여 활동에서 기존처럼 레터를 보내는 방식이 아닌 대표이사 면담을 선택했다. 방식에 변화를 준 것은 넥스트아이가 중국기업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국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확산 등으로 국내 지배구조 변화의 흐름에 대해 직접적인 설명이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중국기업과 한국기업 간의 주주정책과 규제 환경이 달라 중국에서는 자연스러운 의사결정이 한국에서는 문제가 될수도 있다"며 "경영방침과 회사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일반적인 한국인 경영진과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으로 생각해 면담을 실시했던 것"이라고 답변했다.
KB자산운용은 면담 자리에서 넥스트아이가 중국기업인 최대주주의 이익만 극대화하고 소액주주의 이익은 훼손되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앞서 CB발행, 계열사 유상증자 참여, 에치디프로 인수 등이 최대주주의 이익에 무게를 둔 결정으로 보고 있다. 국내 삼성그룹,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처럼 최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이해관계가 일치하지 않았던 사례라고 지적했다.
진광 넥스트아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대주주나 소액주주의 목표는 기업가치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일치한다"는 답변과 함께 KB자산운용의 지적사항에 대해서는 고려해보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사업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열매를 주주들이 공평하게 분배받을 수 있는 구조를 우선적으로 만드는게 중요하다"며 "미팅 때에 그 부분을 충분하게 설명했기 때문에 요청사항에 대해 답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넥스트아이의 답변에 따라 추가적인 관여활동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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