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종합상사, 백조로 거듭난 '철강 트레이딩' 전체 영업익 40% 담당, 印尼 등 신규시장 개척 주효
심희진 기자공개 2018-08-14 08:16:55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3일 14: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종합상사가 해외 자동차시장 공략 등에 힘입어 3년만에 매출 1조1000억원대, 영업이익 120억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3~4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철강 부문이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으로 트레이딩 거래선을 확대한 것도 수익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종합상사는 무역환경 악화에 대비해 대체시장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현대종합상사는 2분기 연결기준 1조106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5.5%가량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이 1조1000억원을 넘어선 건 2015년 이후 3년만이다.
현대종합상사의 사업부는 △산업플랜트 △차량 △철강 △화학 △자원개발 등 5개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외형 성장을 이끈 건 차량 부문이다. 차량 부문은 지난 2분기 3613억원의 매출과 6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은 11.5%, 영업이익은 4,3% 증가했다.
|
차량 부문은 크게 자동차와 상용차량으로 구성돼 있다. 자동차 부문은 글로벌 시장에 승용차, 특장차, 군용차, 엔진·부품 등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핵심 파트너 중 하나다. 상용차량 부문은 현대로템과 협력해 고속전철, 전동차, 기관차, 신호통신시스템, 철도전력설비 등을 판매하고 있다.
2013년 산업플랜트 부문에서 분리된 차량 부문은 수익 증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 작업에 돌입했다. 아프리카, 중·남미 등 신흥국에서 완성차 외에 반조립부품(CKD)의 판매 비중을 확대한 결과 2013~2014년 1조1000억~2000억원이었던 매출액이 지난해 1조5000억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0억~140억원에서 230억원으로 2배가량 늘어났다.
알제리, 중동 등 해외시장 판매가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2015년 2분기 1500억원대였던 차량 부문의 수출액은 이듬해 2000억원 돌파 후 2017년 2분기 3239억원, 지난 2분기 3573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5%에서 올해 34%로 2배 이상 상승했다. 국가 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 등으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난 것이 호재였다. 해외 제조시설을 활용한 삼국무역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한 것도 주효했다.
화학 부문도 매출 증대에 기여했다. 지난 2분기 화학 부문은 매출액 275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수치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제품 판매가격이 인상되면서 트레이딩이 활발히 일어난 덕분이다. 현대종합상사는 현대오일뱅크 등과 장기계약을 맺고 부가가치 높은 품목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
외형 성장과 맞물려 수익성도 개선됐다. 지난 2분기 현대종합상사는 1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이 120억원을 넘어선 건 2015년 이후 3년만이다.
수익성을 책임진 건 철강 부문이다. 철강 부문은 지난 2분기 매출액 4029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이 39% 증가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40% 이상을 홀로 책임진 셈이다.
2010년대 초만 해도 철강 부문은 현대종합상사의 실적 버팀목이었다. 2011년 철강 부문의 매출액은 2조원이 넘었고 영업이익은 200억원대였다. 하지만 이듬해 중국산 철강제품의 공급과잉 등으로 열연강, 냉연강, 후판 등의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마진율이 0%안팎으로 떨어졌다. 그 결과 2015년 철강 부문의 연 매출은 7000억원으로 줄었고 영업이익은 2016년 이후 80억~90억원대에 머물렀다.
현대종합상사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신규 유통망을 확보해 수익 반등을 꾀했다. 2016년 포스코아싼TST(POSCO ASSAN TST STEEL INDUSTRY)와 협력해 동유럽 스테인리스 시장에 진출한 것이 대표적이다. 인도 타밀나두 첸나이 지역에 설립한 철강가공센터도 현지 영업력 제고를 위해 증설을 추진했다. 덕분에 올해 현대종합상사는 반기만에 2017년 한해동안 벌어들인 수준 이상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거뒀다.
고부가가치 제품군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한 것도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현대종합상사는 알루미늄, 아연 등 비철금속뿐 아니라 슬라브(slab), 소전, 지폐용지 같은 반제품 거래량을 늘려 경쟁력을 강화했다. 국제유가가 회복세를 띠면서 철강 제품가격이 상승한 것도 주효했다.
|
현대종합상사는 통상압박 등으로 악화된 대외환경에 대비해 대체시장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철강 부문의 경우 전체 수출액에서 미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5%밖에 안된다. 그 중에서도 관세 규제를 받는 품목은 2%에 불과하다. 미국을 제외한 기타 지역으로 유통망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수익 개선을 이어갈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