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MMF' 집중 편입, 수익률 경쟁이 한몫 [카타르 ABCP 후폭풍] 물량 적극 사들인 DB·교보·한국운용, 수익률 상위권
최은진 기자공개 2018-09-05 08:50:40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3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타르계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매각 불발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머니마켓펀드(MMF)는 대부분 법인용 상품이었다. 자산운용사들은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가입하는 법인용 MMF의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쿠폰이 높은 카타르계 ABCP를 적극 편입했다. MMF 수익률은 카타르계 ABCP가 편입된 상품들이 우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물보다 약 50bp 높은 쿠폰…수익률 경쟁에 무리수
3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국내에 설정된 124개 MMF 중 최근 6개월 기준으로 수익률이 가장 높은 펀드는 모두 법인용 상품으로 집계됐다. 반면 개인용 MMF는 주로 수익률 하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운용사 상품이더라도 개인용 MMF와 법인용 MMF의 수익률은 뚜렷한 격차를 보였다.
교보악사운용 MMF의 경우 법인용은 최근 6개월간 0.89%를 기록한 반면 개인용 상품은 0.68%에 그쳤다. 하이운용의 경우에는 법인용이 0.79%, 개인용이 0.69%로 나타났다. 타 운용사 상품들을 살펴봐도 개인용 MMF 수익률이 법인용 MMF보다 높은 경우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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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자산운용사들이 개인용 상품보다 법인용 상품의 수익률 관리에 더 집중하기 때문이다. MMF는 단기금융상품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주식 및 펀드투자 대기자금 용도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반면 법인용 MMF의 주요 가입자인 기관투자가나 기업고객들은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벌어들 일 수 있어 예·적금 대용으로 활용한다.
MMF 시장의 81%가 기관투자가들 자금으로 구성 돼 있다. 기관투자가들은 정기적으로 수익률을 평가하며 상품을 교체한다. 한번에 수천억원의 자금을 움직일 수 있는 특성상 운용사들은 법인용 MMF 운용에 더욱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단 0.1%포인트라도 수익률을 더 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이번에 문제가 된 카타르 은행 정기예금 ABCP가 법인용 MMF에 대거 편입된 것 역시 수익률 때문이다. 카타르 국립은행(QNB) 정기예금 ABCP의 경우 연 2.3~2.5% 정도의 쿠폰을 제공한다. 국내 시중은행 정기예금을 기초로 한 ABCP가 약 2%라는 점을 감안하면 30~50Bp 정도 높은 쿠폰을 제공하는 셈이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방편으로 운용사들은 이들 자산을 법인용 MMF에 적극적으로 담았다.
A운용사 관계자는 "운용사들은 연기금 등 큰 손 자금이 대거 들어오는 법인용 MMF의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며 "이번 카타르계 자산이 법인용 MMF에 수조원 규모가 편입된 것 역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 1.7조 최대 편입 DB운용 MMF 수익률 '톱'
실제로 카타르계 자산을 적극적으로 편입한 운용사들의 MMF 수익률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최근 6개월 수익률 기준으로 가장 높은 성과를 보인 펀드는 DB운용의 'DB다같이법인MMF'다. 동종유형 평균 수익률인 0.8%보다 0.1%포인트 높은 0.9% 수익률을 기록했다. DB운용은 카타르계 자산을 포트폴리오의 약 40% 수준인 1조 7000억원 가량 편입했다. 전체 운용사 중 규모가 가장 크다.
DB운용 뒤를 이어 KTB웰빙법인MMF·교보악사법인MMF·한국투자신종법인용MMF1·현대인베스트먼트법인MMF2 등이 0.89% 수익률을 기록했다. KTB운용의 경우 2100억원, 교보악사운용은 4000억원 정도 카타르계 ABCP를 편입 중이다. 한국투자운용과 현대인베스트먼트 역시 각각 2400억원, 3500억원 정도로 적잖은 규모로 보유하고 있다.
이 외 흥국네오신종MMFB-1·알파에셋법인MMF1·KB법인용MMFI-1C 등도 동종유형 평균 수익률보다 높은 0.88% 성과를 거뒀다. 각각 포트폴리오의 약 20% 비중으로 카타르계 ABCP를 편입하고 있다.
반면 카타르계 ABCP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미래에셋·신한BNPP의 MMF는 평균보다 낮은 0.7%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B운용사 관계자는 "카타르계 ABCP 등 리스크는 따르지만 쿠폰이 높은 자산을 얼마나 편입하고 있느냐에 따라 수익률이 갈렸다"며 "적극적으로 해외물 자산을 편입하는 DB운용 등 일부 운용사 상품이 우수한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반해 안정적인 자산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상품들은 수익률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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