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내 효자로 거듭난 '무림P&P' [제지업 생존전략]②2008년 '동해펄프'에서 무림그룹으로…'제지업 특화' 산물
박기수 기자공개 2018-09-07 08:35:22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4일 15시3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유일 펄프 생산사인 무림피앤피(P&P)가 폭발적 주가 상승으로 시가총액을 불리고 있다. 국내·외 펄프 수요 증가에 따른 펄프값 상승으로 실적 개선이 이뤄지며 그룹 내 효자 계열사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무림P&P의 주가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이번 달 3일 무림P&P의 주가는 종가 기준 1만 850원이다. 1년 전(2017년 9월)에만 해도 무림P&P의 주가는 4500원대였다. 1년 만에 두 배 이상 주가가 뛴 셈이다. 지난달 1일 종가가 8310원이었던 셈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30.6%가 상승했다. 무림P&P의 3일 기준 시가총액은 6798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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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도 상승세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무림P&P의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각각 3229억원, 52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6.19%로 동종업계 제지업체인 한솔제지(6.75%)보다 약 9.4%포인트가량 높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서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무림P&P는 매출 2948억원, 영업이익 120억원을 거뒀다. 영업이익률은 4.08%에 그쳤다. 올해 상반기에 매출은 9.5%, 영업이익은 336%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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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P&P의 수익구조는 여타 다른 제지업체들과 반대 양상을 띤다. 통상 제지업체들은 주 원재료인 펄프 값이 상승하면 원가 부담이 커져 수익성이 쪼그라들곤 한다. 그러나 무림P&P는 펄프 가격 상승에 따라 수익이 커진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펄프를 직접 생산하기 때문이다.
실제 펄프 수입 고시가는 점점 상승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국제 펄프가는 톤당 715달러 수준을 이루다가 올해 6월부터 900달러까지 상승했다. 무림P&P로서는 매출과 수익성 증대를 이룰 수 있는 상황이 연출된 셈이다.
게다가 중국의 환경 규제라는 호재까지 겹쳤다. 중국 정부는 지난 1월부터 제지업체의 주원료 중 하나인 폐지에 대해 수입 금지 조치를 내렸다. 이에 중국 제지업체들이 주원료를 폐지에서 펄프로 대체하며 펄프의 수요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무림P&P는 무림그룹의 '제지업 올인' 정책의 산물이다. 무림그룹은 경쟁사인 한솔그룹이 제지업 외 업종으로 발을 넓힐 때 제지업 수직계열화에 집중했다. 현재 무림SP→무림페이퍼→무림P&P의 지배구조 양상을 띠고 있다.
무림P&P의 전신은 '동해펄프'다. 2008년 당시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었던 동해펄프를 김인중 사장이 이끌던 무림페이퍼가 인수했다. 당시 무림페이퍼와 무림SP의 대표이사를 겸임하고 있던 김 사장은 동해펄프 인수전에서 승리하며 동해펄프의 대표이사 자리까지 오르게 된다.
2010년 1월 사명을 무림P&P로 바꾸고 1년 뒤에는 국내 최초로 울산에 펄프와 제지 일관화 공장을 세웠다. 일관화 공장이 세워지기 전까지는 무림P&P에서 펄프를 생산하고, 펄프가 건조된 상태로 제지공장에 보내지면 제지공장에서 물과 펄프를 섞어 추출하는 작업을 거쳤어야 했다. 일관화 공장에서는 번거로운 작업 공정 없이도 바로 아트지와 같은 최종 생산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원가 절감이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그룹 내 펄프 생산 기지를 갖춘 무림그룹은 글로벌 펄프 가격 변동에 입는 피해를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기도 하다. 실제 전체 펄프 공급량의 40%를 무림P&P로부터 공급받는 무림페이퍼는 지난해 펄프값 폭등에도 6%대 후반의 수익성(6.75%)을 냈다. 동종업계 경쟁사인 한솔제지는 원가 상승 타격으로 3%대 후반의 영업이익률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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