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유통·화학 동반 침체…신용도 '살얼음' [Rating Watch]롯데쇼핑 실적 부진, 공급 과잉…롯데케미칼, 실적 만회 역부족
피혜림 기자공개 2018-09-11 08:41:02
이 기사는 2018년 09월 06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두 축으로 자리잡은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의 신용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롯데쇼핑을 필두로 한 유통부문의 그룹 내 이익기여도가 감소하고 있지만 반등이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오프라인 매장의 실적 저하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온라인 분야의 경쟁력 확보에도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롯데쇼핑의 실적 공백을 채우고 있는 롯데케미칼에 대한 장기적 전망 역시 밝지만은 않다. 정유업체들이 잇따라 석유화학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자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쇼핑과 케미칼의 상호보완으로 유지해 온 롯데그룹의 신용도에 금이 가는 모습이다.
◇실적부진 롯데쇼핑, 오프라인 '먹구름'…온라인 통합 '글쎄'
올 2분기 롯데쇼핑의 어닝 쇼크 이후 재무위험에 대한 신평업계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롯데쇼핑의 올해 실적이 작년보다 개선될 것이라고 예측했으나 2분기 영업이익 저하로 적자 전환되자 입장을 바꿨다. 2분기 롯데쇼핑의 영업이익과 손실은 각각 349억원, 2139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420억)은 16%, 순익(51억원)은 42% 감소한 수치다.
정혁진 한신평 연구위원은 5일 진행한 미디어브리핑을 통해 "2분기 실적을 감안했을 때 2017년 수치보다도 소폭 저하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수익성 부진은 중국 사업에서 발생된 영업손실 여파도 있지만 핵심은 국내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매장"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롯데쇼핑의 대형마트 부문은 경쟁사와 비교해 열위한 상황이다. 올 상반기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각각 3.9%, 0.3%의 총매출 성장률을 기록한 것과 달리 롯데마트는 -1.9%로 후퇴했다. 이마트가 창고형 점포로 포맷들 다변화하는 것과 달리 롯데마트의 창고형 점포는 5개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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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롯데그룹의 이익을 롯데쇼핑이 이끌었다는 점이다. 2013년 유통부문이 롯데그룹에서 차지하는 이익 기여도는 48%에 달했다. 하지만 실적 부진 등으로 지난해 이익기여도는 26%까지 줄었다.
롯데쇼핑은 온라인 쇼핑 사업 진출 등 방법 모색에 나서고 있지만 크레딧 업계의 우려는 여전하다. 롯데쇼핑은 현재 그룹 내 7개 유통사의 온라인 쇼핑 부문을 통합한 쇼핑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시스템이 다 달라 통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 지배적"이라며 "오프라인 매장 부진에 대응해 온라인 경쟁력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지만 통합채널 구축에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백 채운 롯데케미칼, 업황 호조 지속성 '의문'
롯데케미칼이 롯데쇼핑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있지만 케미칼에 대한 전망 역시 어둡다. 롯데그룹 내에서 유통부문이 이익기여도를 낮춘 것과 달리 화학부문은 2013년 22%였던 기여도를 지난해 54%까지 끌어올렸다. 화학업종 호황에 힘입어 그룹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또한 2013년 5조2240억원에서 지난해 7조7030억원으로 급증했다.
유통부문의 부진을 화학부문이 상쇄했지만 관련 업계는 이런 기조가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업계에서는 업황 호조로 정유사 등 석유화학 진출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난 탓에 점차 공급 과잉이 심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유사 등이 에틸렌 설비투자에 나서는 등 석유화학 산업으로 진출하고 있다"며 "증설 이후 정유사들이 물량을 쏟아내 석유화학 부문의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에 유통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는 것이 롯데그룹 신용도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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