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그룹 오너 현금창고' 아로마틱스, 철수 배경은 일감몰아주기 해소…정부 압박에 '눈물의 매각'
김일문 기자공개 2018-09-19 08:35:48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8일 11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그룹 오너 일가들은 왜 알짜 개인 회사를 매각하려는 걸까. 현 정부가 지배구조 개편 등 재벌 개혁 정책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일감 몰아주기 이슈로 여러차례 지목돼 왔던 회사를 정리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판단된다.GS그룹 오너 4세들이 주요 주주인 개인 회사 위너셋은 현재 네 곳의 중국 자회사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들 매각 대상기업들은 위너셋 싱가포르 법인인 GS아로마틱의 자회사로 중국에서 방향족(Aromatic)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들 네 곳의 회사는 방향족의 제조와 물류, 보관, 판매를 각각 담당, 수직 계열화가 구축돼 있다. 거래 대상에는 두 곳의 싱가포르 법인(AcenOcean Pte.Ltd, Ocean Glory Pte.Ltd) 등은 제외됐으나 중국 방향족 사업의 비중이 워낙 커 사실상 오너 개인회사를 정리하는 수순으로 관측된다.
작년 말 기준 매각 대상 중국 자회사의 합산 매출은 1조6000억원, 순이익은 700억원 가량으로 각각 집계됐다. GS그룹 오너 일가 입장에서는 매년 상당한 이익이 발생하는 알짜 기업을 포기하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GS그룹 오너들이 자산증식의 수단으로 활용돼 왔던 개인 회사들을 순차적으로 매각하는 움직임으로 파악하고 있다. 금산분리와 순환출자, 일감몰아주기 해소, 지배구조 개편 등 재벌을 둘러싼 개혁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정부의 정책 기조에 화답하려는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위너셋은 그 동안 GS그룹내 오너 일가들의 일감몰아주기 회사로 여러차례 지목돼 왔었다. 특히 유화업종으로 분류되는 방향족 사업은 GS칼텍스와의 사업 연관성 탓에 오너 일가가 그룹내 주력 계열사를 통해 사익을 편취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작년 10월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위너셋 외에도 여덟 곳에 달하는 GS그룹 오너 일가의 개인 회사가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 국회의원들은 GS그룹의 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 행태에 대해 강도높게 비난한 바 있다.
다만 일감몰아주기 이슈 해소를 위해 지주사 밖 오너 개인 회사를 정리하는 차원이라면 지주사나 계열사가 중국 방향족 사업을 인수해 그룹내 편입을 유도할 수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외부매각을 추진하는 배경은 여전히 의문이다.
앞서 지난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재벌 오너 일가의 사익편취 가능성이 높은 지주회사 밖 계열사 문제도 살펴볼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LG그룹은 LG상사를, LS그룹은 가온전선을 각각 정리했다.
당시 LG상사는 구본준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개인주주들이 대주주였으며, 가온전선 역시 LS그룹 오너 일가가 지분을 나눠들고 있었다. LG그룹과 LS그룹과 오너 일가들은 이들 회사 지분을 각각 지주사 ㈜LG와 ㈜LS에 팔아 그룹 안에 편입시켰다.
일각에서는 앞으로도 GS그룹 오너들의 개인 회사가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있다. GS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재벌 개혁을 부르짓는 현 정권 하에서 GS그룹이 일감몰아주기 대상으로 분류된 오너 개인회사들을 정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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