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9월 13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4년 건설업계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해외 플랜트 사업의 대규모 손실로 적자 회사들이 쏟아졌다. GS건설은 '빅배스(Big Bath)'라 일컬어진 대규모 상각처리로 건설업계 고해성사를 주도했다. 회계연도 2013년 기준 GS건설은 1조원 규모의 적자를 봤다. 그랬던 GS건설은 5년이 지난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운도 좋았다. 부동산 경기에 불이 붙으면서 아파트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린 전략이 적중했다. 계열사들도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꾸준한 물량으로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더욱 놀라운 건 자만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빅 배스 이후에도 조금이라도 부실이 감지되면 또 다시 상각처리에 나서며 고름을 계속해서 짜냈다. 게다가 최근에는 주택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되자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기도 했다. 아파트 사업비중을 줄이면서 금융비용을 낮추고 있는 것.
운과 함께 각고의 노력을 통해 이뤄낸 결과이기에 GS건설 내에서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물론 업계에서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지난 10년간 건설업이 할 수 있는, 그리고 보여줄 수 있는 모법답안을 모두 제시해줬기 때문이다. 그렇게 GS건설은 건설업계의 우등생이 됐다.
하지만 GS건설도 풀지 못한 숙제는 있다. 지배구조 문제 그리고 이로 인한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정부의 압박을 해결하는 일이다. 버틸 수 없을 지경까지 왔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GS건설은 전형적인 총수 일가의 사기업이다. 허준구 고 명예회장의 1~4남 혹은 그 자녀가 지분을 나눠서 소유하고 있는 특이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다. GS그룹 다른 계열사들의 지분은 GS네오텍을 끝으로 사라졌다.
GS건설의 이같은 지배구조는 승계를 위한 자금줄 역할을 해왔던 여타 IT회사·물류회사 등과 비슷하다. 건설업이 그룹 2세 혹은 3세 승계의 지렛대로 활용되는 전형적인 지배구조인 셈이다. 사실 시대에 뒤떨어진 지배구조이기도 하다.
너부 뻔한 지배구조로 인해 정부 압박은 거셌고 지분을 일부 정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분을 계속 팔기에는 무엇인가 부족하고 또 정답이 아닌 것 같다. 정치권의 정서도 그렇고 여론도 그렇다. 무엇보다 지배력 상실이 가장 큰 타격이다. 때문에 어떻게든 지분 구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물론 지배구조 문제와 일감몰아주기 규제는 GS건설만의 숙제가 아니다. 과거 건설업으로 두둑한 현금 주머니를 챙겨왔던 대부분의 회사들이 직면한 문제다. 그래서 모범생 GS건설이 어떤 답지를 내놓을지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어설픈 답안지는 왠지 안 통할 것 같고 그리고 GS의 문화도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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