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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양제지, 준비된 2세 승계…안전판은 '신대한인쇄' [제지업 생존전략]⑤권택환 전무, 부친과 각자대표…개인회사 지분 포함 '사실상 최대주주'

심희진 기자공개 2018-10-02 08:36:28

[편집자주]

종이는 우리 삶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다만 IT(정보기술)산업 발달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제지업계는 이러한 변곡점을 맞아 인수합병(M&A)이나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다양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흥망의 기로에 서있는 국내 제지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 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1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혁홍 신대양제지 사장은 업계에서 '가업승계 전도사'로 불린다. 2011년 설립된 중소기업 가업승계협의회 초대 추진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대물림에 대한 관심이 각별하기 때문이다.

권 사장은 신념에 따라 신속하고 꼼꼼하게 2세 승계를 준비했다. 적통 후계자인 권택환 전무가 일찍부터 지배구조 전면에 등장하게 된 배경이다.

◇2세 권택환, '공장관리'서 '기획'까지 두루 거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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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홍 사장(사진)은 부인 이경자 신대양제지 이사와 슬하에 2남1녀를 뒀다. 장녀인 권지혜 신대양제지 이사는 1974년생으로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1975년생인 큰아들 권택환 전무는 서울대학교 산림자원학을 전공했다. 막내인 권우정 경영지원본부장(이사)은 1978년생으로 미국 카네기멜론대학교를 졸업했다.

권 사장은 일찌감치 2세 승계를 준비했다. 신대양제지를 100년 기업으로 만들려면 자녀들에게 가업을 제때 물려줘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98년 권 사장은 당시 학생 신분이었던 권택환 전무와 권우정 이사에게 신대양제지 주식 일부를 똑같이 나눠줬다. 1997년 1.99%였던 권 전무의 지분율은 단숨에 5.1%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권 이사의 지분율도 1.64%에서 4.75%로 올랐다.

두 아들 중 후계자로 낙점된 인물은 권택환 전무다. 권 전무는 부친이 60세가 되던 해인 2000년 신대양제지에 입사했다. 동시에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냈다. 1999년만 해도 5%안팎이었던 지분율은 잇단 장내매수로 2000년 7%, 2001년 8.65%로 매해 상승했다.

권 전무는 2003년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영수업에 본격 돌입했다.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반월공장을 관리하는 것이 주된 업무였다. 반월공장은 신대양제지가 처음 뿌리내린 거점으로 중요한 생산라인이 밀집돼있는 곳이다.

이듬해 권 전무의 입지는 더욱 확대됐다. 반월공장에서 실무를 익힌 권 전무는 본사 기획팀으로 적을 옮겼다. 동시에 신대양제지 등기임원에 오르며 이사회의 한 축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이후 10년도 채 되지 않아 전무로 승진했다. 2016년 3월부터는 부친과 함께 신대양제지 각자대표를 맡고 있다.

◇'父·개인회사' 전방위 지원…사실상 최대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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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전무(사진)가 차기 경영자로서 입지를 다지는 과정에서 지배력도 함께 커졌다. 신대양제지의 2대주주였던 계열사 신대한판지는 2003년 지분 일부를 권 전무에게 넘겼다. 덕분에 이전까지 한 자릿 수에 그쳤던 권 전무의 지분율은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2대주주 지위도 신대한판지에서 권 전무에게로 넘어갔다.

권 전무는 2006년 부친의 도움을 받아 지배력 확대에 속도를 냈다. 그해 8월 16일 최대주주인 권 사장은 들고 있던 신대양제지 주식 34.28% 가운데 6.15%를 장내에 매도했다. 동시에 권 전무는 5.46%를 매입해 지분율을 15.47%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24%포인트이상이었던 부친과의 지분율 격차는 12.7%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로부터 10년 뒤 권 전무는 개인회사를 만들어 우호지분까지 확보했다. 신대한인쇄가 그 주인공이다. 2016년 설립된 신대한인쇄는 오너일가에게로 소유와 경영이 일원화된 제지 가공업체다. 권 전무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으며 그의 가족들이 지분 전량을 들고 있다. 신대한인쇄는 설립 직후 신대양제지 등으로부터 신대한판지 지분을 확보해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로써 '권 전무→신대한인쇄→신대한판지'의 지배구조가 구축됐다.

신대한인쇄가 신대한판지를 통해 신대양제지와의 연결고리를 만들면서 권 전무의 영향력이 강화됐다. 2013년 신대양제지 보유지분을 전량 처분했던 신대한판지는 2016년 권 사장 등으로부터 다시 8%를 매입했다. 덕분에 '권 전무→신대한인쇄→신대한판지'에 그쳤던 연결고리가 '권 전무→신대한인쇄→신대한판지→신대양제지'로 확장됐다. 신대한인쇄뿐 아니라 신대한판지도 권 전무가 대표를 맡고 있다.

신대한판지가 들고 있는 신대양제지 지분까지 합하면 권 전무의 지배력은 21.51%로 늘어난다. 이는 현재 최대주주인 권 사장의 지분율(15.86%)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권 전무가 사실상 최대주주라 볼 수 있다.

업계에선 권 사장이 현재 78세의 고령이라는 점, 2016년부터 권 전무가 회사를 함께 총괄하고 있다는 점에서 조만간 2세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권택환 대표는 지난 20여년간 신대양제지에 몸 담으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인물"이라며 "이미 소유, 경영 모두 상당부분 권택환 대표에게 힘이 실린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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