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네트웍스, AJ렌터카 인수 '기대와 우려' 렌터카 시장 '양강 체제'…재무부담 리스크
박기수 기자공개 2018-09-21 16:23:02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1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네트웍스가 AJ렌터카 인수를 공식화하며 '롯데-SK' 렌터카 양강 체제를 선언했다. 이번 인수로 SK네트웍스가 성장 동력으로 삼은 카라이프 부문이 한층 더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재도 양호 수준을 벗어난 SK네트웍스의 재무구조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점은 우려 사항이다.SK네트웍스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AJ렌터카 주식 935만3660주를 3000억원에 취득하기로 했다고 21일 공시했다. 지분율로 따지면 42.24%다. SK네트웍스는 "렌터카 업계 재편을 통한 미래 모빌리티 사업 경쟁력 강화와 성장 가속화"라고 설명했다. 취득예정일은 오는 12월 31일이다.
AJ렌터카는 SK네트웍스의 카라이프(Car-life) 부문으로 편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차원에서 SK네트웍스의 '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카라이프 부문은 스피드메이트와 SK렌터카로 구성된다. 지난해 박상규 SK네트웍스 대표는 "모빌리티와 홈케어를 집중 육성해 소비재 서비스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2016년 12월에는 카라이프 전략실을 비즈이노베이션실(Biz. Innovation)으로 확대 개편하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카라이프 부문을 삼성동 사옥에서 SK 본사로 재배치하며 카라이프 부문에 힘을 실었다.
업계에서는 SK렌터카 사업의 강점으로 타이어와 정비 사업을 영위하는 스피드메이트와 직영주유소를 바탕으로 석유제품 등을 공급하는 Energy Retail 사업 부문과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고 있다. 이번 AJ렌터카 인수로 렌터카 업계 1위인 롯데렌터카와 본격적인 '양강 체제'에 들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라이프 부문은 SK매직과 함께 SK네트웍스의 수익성을 이끌고 있다. 0~1%대에 그치는 다른 부문과 다르게 카라이프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항상 2%대 후반 이상을 기록해 '오아시스' 같은 역할을 했다. 실제 올해 2분기 카라이프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463억원, 81억원으로 3.29%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115억원, 114억원으로 5.39%라는 영업이익률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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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렌터카 인수 후 SK네트웍스는 우선 롯데렌터카의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네트웍스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SK네트웍스와 AJ렌터카의 렌터카 운영 대수 기준 시장 점유율은 각각 12%와 9.8%다. '1위' 롯데렌터카는 24.1%로 'SK+AJ'와 롯데렌터카의 격차는 2.3%포인트에 지나지 않는다. 인수 이후 발생할 시너지 효과를 고려하면 충분히 렌터카 시장의 지각변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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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점은 재무구조다. 인수 대상 기업인 AJ렌터카의 재무구조가 탄탄하지 못한 상황에서 SK네트웍스의 현재 재무상태 역시 안정적인 수준은 아니라는 게 시장의 평가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네트웍스의 자본총계와 부채총계는 각각 2조3210억원, 5조54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217.72%에 달한다. 단기 부채에 대한 상환 능력의 잣대 중 하나로 삼는 유동비율은 82.55%로 양호 수준으로 평가되는 100%를 넘지 못하고 있다.
보유 중인 현금은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네트웍스의 전체 현금보유량은 207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2710억원보다 약 23.6% 줄어들었다. 2014년 말 1조원 이상(1조3033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던 때와는 180도 상반되는 상황이다.
더불어 차입금 규모는 날로 늘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SK네트웍스의 순차입금(총 차입금 총량에서 현금 보유량을 제한 값)은 2조5400억원으로 지난해 말 기준 1조8420억원에 비해 약 37.9% 늘어났다. '현금 부자' 시절인 2014년에 비해 순차입금 비율도 두 배 가량 상승한 109.43%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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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 대상 기업인 AJ렌터카의 재무상태는 SK네트웍스보다 상황이 더욱 좋지 못하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AJ렌터카의 총자산 규모가 SK네트웍스와 비교하면 6분의1 수준이지만 자산총계 1조2349억원으로 무시 못 할 수준이다. 다만 AJ렌터카 역시 총자산의 대부분이 부채로 구성돼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AJ렌터카의 자본총계와 부채총계는 각각 2534억원, 9815억원으로 부채비율은 387.38%다. SK네트웍스의 부채비율보다 169.66%포인트 높은 셈이다. 유동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7.91%로 단기 채무에 대한 상환 유동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수치다.
현금보유량이 백억원대로 미미한 수준을 이어왔던 AJ렌터카는 차입금을 활용해 자금 운용 전략을 짜왔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AJ렌터카의 총 현금보유량과 순차입금은 119억원과 8485억원이다. 순차입금비율은 334.9%까지 치솟은 상태다. 여기에 차입금 중 절반 이상(52.5%)은 1년 내로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다.
총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율인 '차입금의존도'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약 70%(69.68%)다. 차입금의존도는 통상 30% 미만으로 유지돼야 양호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AJ렌터카의 지분 일부를 인수한다는 점과 SK네트웍스와의 자산 규모 차이를 고려했을 때 SK네트웍스의 재무구조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번 인수가 재무구조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렌터카 사업 특성상 업계 내 업체들의 부채비율이 다른 산업군보다 높게 형성되는 감이 있다"면서 "인수 후 SK네트웍스 차원에서 재무구조 개선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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