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틸렌 한우물' 롯데케미칼, 다운사이클 만났다 [Company Watch]석화업 초호황기 끝, 수익성 내리막길…원재료값 상승에 마진 축소
박기수 기자공개 2018-11-05 08:14:15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2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틸렌 집중'으로 한 우물만을 파온 롯데케미칼의 성장 전략이 올해 들어서며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년간 이어졌던 초호황기에 타사 대비 압도적인 성장률을 누려왔지만 석화업계의 사이클이 하락세로 접어들며 이전만큼의 실적을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국내 석유·화학업계에서 롯데케미칼과 LG화학은 '양대 산맥'이다. 다만 성장 전략은 극명하게 갈린다. LG화학은 유화 사업 외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나 농업·바이오 사업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왔다.
반대로 롯데케미칼은 본업인 유화업에 집중했다. 여수공장 증설과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 공장의 신·증설이 그 예다. 그 결과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업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에서 세계 7위급(연간 450만 톤)까지 위상이 격상됐다. 국내 LG화학도 내년을 목표로 대산NCC 증설을 진행 중이지만 증설분을 포함해도 에틸렌 연간 생산량이 243만톤에 그친다.
롯데케미칼의 '선택과 집중'에 힘입어 최근 롯데케미칼의 수익성은 최근 몇 년간의 화학사 초호황기와 맞물려 극대화했다. 특히 2016년(19%)과 2017년(18%)에는 한 해 영업이익률만 20%에 육박했다. 업계 일부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호실적'을 넘어서 '비정상'이라고까지 평가한다.
반면 다각화가 이뤄져 있는 LG화학의 경우 탄탄한 수익성을 이어오긴 했지만 그 정도가 롯데케미칼에 미치지는 못했다. LG화학은 근 몇 년간 9%대 영업이익률을 창출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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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올해에 들어서며 상황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여전히 탄탄한 수익성을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시황이 악화하면 실적에 악영향을 받는 수익 구조가 발동되기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롯데케미칼의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조2476억원, 5036억원이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7662억원, 전기 7013억원보다 영업이익이 각각 34.3%, 28.2% 감소했다.
호황을 이루던 석유화학 시장은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전쟁 여파로 수요가 둔화하고 유가가 상승하면서 '다운사이클'에 진입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31일 석유화학산업의 날 행사에 참석한 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도 "(석화업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다"며 "완만하게 하강 곡선을 그릴 시기"라고 평가했다.
실제 서부텍사스유(WTI)의 경우 지난해 평균 배럴 당 50.85달러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평균 67.21달러까지 뛰었다. 두바이유도 지난해 평균 배럴 당 53.18달러였지만 올해 평균 71달러를 돌파하고 있다.
유가 상승에 에틸렌의 원료인 나프타의 값도 덩달아 오르자 창출하는 마진도 크게 줄어들었다. 올해 1월 톤당 769달러 수준이었던 나프타-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달 410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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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도 사업 다각화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부회장)이 롯데정밀화학의 성장을 예고하는 등 수익 구조의 개편을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신동빈 회장 석방 이후 롯데그룹은 최근 국내 생산 거점인 여수와 울산, 대산 지역에 추가적인 설비 투자를 비롯해 인수한 국내 유화사와 스페셜티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 확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투자를 위한 재무적 체력은 탄탄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케미칼의 3분기말 연결 기준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8조3억원, 13조517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59.19%다. 지난해말과 같은 수준의 부채 부담을 유지 중이다. 총 차입금(3분기 말 대비 4조8981억원)대비 보유 중인 현금성자산(5조2111억원)이 더 많아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 상태다. 전체 자산에서 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3% 수준으로 높지 않은 수준이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내년 상업 생산 예정인 미국 ECC 공장과 국내 신·증설 사업이 완료하면 수익성 강화가 예상된다"며 "안정적 수익 창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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