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올림픽 후원 30년만에 중단 검토 IOC 후원 2020년 이후 연장하지 않는 방안 유력…스포츠 마케팅 효과 크지 않아
김성미 기자공개 2018-11-23 08:26:21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2일 11: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30년간 이어온 올림픽 후원을 연장하지 않을 전망이다. 2015년부터 스포츠 마케팅 효율성을 점검하며 운영 감축에 나선 가운데 올림픽 후원도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스포츠 마케팅으로 구설수에 올라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던 것도 한 원인으로 보인다.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 이후 올림픽 후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원을 시작으로 30년간 올림픽 후원을 해 왔다. 올해 초 열린 평창동계올림픽까지 12개 하계·동계올림픽에 대해 수천억원의 후원을 이어왔다. 평창동계올림픽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직접 IOC 위원들을 설득하는 유치전도 펼쳤고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에 별도의 후원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림픽 위원회(IOC)와 일정 규모의 후원금을 기부하는 약정을 맺고 있으며 매년 기부금만 1억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약정이 맺어진 후원은 2020년까지이며 이후 후원에 대해선 IOC와 다시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2020년 이후 후원 약정을 연장하지 않는 쪽으로 내부 의견을 모은 상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30년 이상 후원을 이어와 삼성전자에 올림픽 후원사 우선협상권이 있다"면서 "일본 도쿄 올림픽 이후의 후원 의사는 내부 결정 후 늦지 않게 IOC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이 올림픽 후원을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스포츠 마케팅 효과가 떨어졌다는 판단 때문이다. 삼성은 이미 TV, 갤럭시 스마트폰, 반도체 등을 필두로 글로벌 IT 선두기업으로 자리매김을 했다. 수천억원을 들여 후원을 이어갈 필요성이 떨어졌다는 판단이다. 대중들의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 과거보다 줄어들면서 비용 투입대비 마케팅 효과도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업체 인터브랜드는 삼성전자 브랜드 가치가 2000년 52억2000만달러에서 2017년 562억4900만달러로, 17년 동안 약 11배 증가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2014년 이후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프로 스포츠팀을 제일기획에 차례로 넘겨 관리를 일원화했다. 삼성증권 테니스단, 삼성중공업 럭비단은 해체시켰다. 삼성의 유럽시장 인지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 첼시 후원도 종료했다. 2017년엔 프로게임단 삼성 갤럭시를 KSV에 매각하는 등 e스포츠 시장에서도 발을 뺐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스포츠 마케팅을 대폭 줄인 또 다른 이유로 국정농단 사태를 원인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는 정유라 씨의 승마 지원 문제 등으로 최순실 게이트에 휘말려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수감된 바 있다. 올 4월에는 삼성이 과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IOC 위원들을 상대로 불법·편법 로비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해 기업 홍보, 사회공헌 성격의 스포츠 마케팅에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가 덧씌워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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