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1월 26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문, 정기간행물, 단행도서, DVD 등을 통상적인 인쇄물이나 디지털 신호를 재생하는 방식으로 제작해서 공중에게 유통, 판매하는 사업이 출판업이다. 출판업은 정보와 지식산업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한다. 인류 문명의 발달에 필수불가결한 역할을 수행해 왔다. 책과 신문, 악보가 없는 문명은 생각하기 어렵다. 지식과 정보는 공유되어야만 그 가치를 발휘한다. 출판사가 없으면 교육도 어려울 것이고 학술연구의 공유도 쉽지 않을 것이다.세계적으로 영어로 된 출판물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대형 출판업자들은 영국과 미국 회사들이다. 현재 파이낸셜 타임스(FT), 펭귄그룹 등을 거느린 영국의 피어슨(Pearson)이 세계 최대의 출판사이며 엘세비어(Reed Elsevier)를 거느린 미국, 영국, 네덜란드에 걸친 다국적 기업 RELX그룹, 캐나다의 톰슨(ThomsonReuters) 등이 그 뒤를 따른다.
출판업계 최대의 M&A는 2013년에 있었던 랜덤하우스와 펭귄그룹의 합병이다. 독일의 버텔스만과 피어슨이 각각의 출판사업을 53 대 47로 합병시킨 것이다. 펭귄 랜덤하우스(PRH)가 탄생했다. 아마존의 급부상과 서점의 퇴조에 맞서기 위한 조치였다. 이제 PRH는 2~4위 출판사를 합한 정도의 외형이며 베스트셀러 리스트를 거의 독점하고 있다.
2017년에 피어슨이 지분 22%를 버텔스만에 양도해서 현재 피어슨의 지분은 25%로 낮아졌다. 피어슨이 교육분야에 초점을 맞추기로 결정한 결과다. 피어슨은 비핵심사업을 처분하는 방법으로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랜덤하우스와 펭귄그룹의 합병 전에 루퍼트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이 1989년에 인수했던 하퍼콜린스(HarperCollins)가 펭귄을 인수하려고 시도했다 한다. 출판업의 디지털 플랫폼화를 위한 한 수였다. 그러나 이 딜은 성사되지 않았고 대신 그 직후에 하퍼콜린스는 CBS가 가지고 있는 사이먼 앤 슈스터(Simon & Schuster)와의 합병을 생각했었다. 이 딜도 성사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영어권 출판 ‘빅 파이브'에 드는 이 두 회사의 합병 가능성에 대한 관측이 꾸준히 나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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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지의 관측에 의하면 출판업계에서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M&A가 일어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가장 먼저, e북과 전자출판의 증가다. 이 분야에서 활발하게 창업과 투자가 이루어지기 때문에 투자회수를 위한 M&A가 불가피하다. 기존 출판사들의 이 분야 진출도 M&A를 통한다. 독일의 유서깊은 스프링어도 매출의 70%를 전자출판에서 올리고 있다.
둘째는 출판산업의 글로벌화다. 다른 산업에 비하면 출판회사들의 규모는 영세하다고 할 정도다. 대다수가 비상장 회사다. 2017년 매출이 약 35억 유로인 PRH 이전에는 세계 최대 출판사의 매출이 아마존의 2~3주 매출인 30억 달러를 넘지 못했다. 글로벌화는 대형화 없이는 불가능하고 대형화는 IPO를 전제로 한다. 상장회사가 되면 당연히 M&A시장에 진출된다.
다음으로는 출판사들이 책을 펴내는 회사에서 탈피하고 있다. 출판사는 콘텐츠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기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콘텐츠를 관리하고 판매할 수 있다. 이는 특히 교육사업에서 높은 가치를 창출한다. 사람들이 지식과 정보를 흡수하는 방식이 변화했기 때문에 출판사가 그에 부응하면 출판사가 아닌 플랫폼 기업이 된다. M&A는 필수다.
오랫 동안 책을 펴내 본 경험에 의하면 독자들은 놀랄 만큼 책 가격에 민감하다. 저자 입장에서는 서운할 정도다. 스타벅스 커피 값은 아끼지 않아도 책값은 아까워하는 것이 디지털 시대의 현대인들이다.
또 독자들은 점점 책이 아닌 다른 경로로 지식과 정보를 입수한다. 책은 정보보다는 정보가 주는 의미를 해설해서 전달해야 하게 되었다. 출판업은 양질의 콘텐츠를 최저의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만 생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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