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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정체' 팜한농, 당면과제 '차입금 관리' [농산업 리포트]②비료·종자 판매 감소·원가율 상승, LG화학 지원에 부채상환 총력

심희진 기자공개 2018-12-10 08:18:34

[편집자주]

농산업은 오랜시간 인류의 먹거리를 책임져온 생명분야다. 하지만 산업혁명이 거듭될수록 중요성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 농산업계는 첨단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팜(smart farm) 구축, 고부가 모델 출시를 위한 연구개발(R&D) 등의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전진과 퇴보의 갈림길에 서있는 국내 농산업체들의 현주소와 생존전략 등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2월 04일 15: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팜한농이 비료·종자 등의 판매 감소, 원가율 상승에 따른 비용 증가로 부진한 성적을 내놨다. 수익이 감소한 상황에서 운영자금 등을 외부에서 조달한 탓에 차입금도 300억원가량 늘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단기차입 대신 회사채 비중을 늘렸다는 점에서 재무건전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분석이다.

팜한농은 지난 3분기 누적 연결기준 매출액 516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0% 감소한 381억원을 기록했다.

팜한농의 사업부는 △작물보호제(농약) △비료 △원제·종자 등으로 이뤄져 있다. 이중 전체 매출의 30~40%를 책임지고 있는 비료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 비료 부문은 지난 3분기 누적 172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17%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은 2016년 3분기 이후 2년만에 다시 적자전환했다. 올해 9월 기준 비료 부문의 누적 손실은 70억원이다.

원가율이 높아진 것이 발목을 잡았다. 비료 부문은 암모니아, 염화가리, 요소 등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올해 암모니아 조달가격이 톤당 41만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1% 상승한 탓에 비용부담이 커졌다. 같은 기간 요소도 톤당 11%, 염화가리도 3%씩 인상됐다.

현재 비료시장은 농협이 전국단위 입찰을 통해 완제품을 매입한 뒤 이를 농민들에게 보급하는 구조다. 이익률이 낮아 원가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2010년 5·24조치 이후 남북교역이 중단되면서 비료 수요가 줄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2011년만 해도 77만톤까지 달했던 3분기 누적 판매량은 올해 56만톤까지 감소했다.

신성장동력인 원제·종자 부문도 여전히 부진했다. 지난 3분기 누적 원제·종자 부문은 73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동기보다 45% 증가한 수치다. 반면 영업손실은 61억원에서 105억원으로 더욱 늘어났다. 국내 신규업체들의 시장 진입, 수입종자 유입에 따른 공급초과 등으로 제품가격이 하락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올해 9월까지 누적된 판매량도 375만개(EA)로 전년 동기보다 19%가량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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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정체로 재무부담 역시 가중됐다. 지난 9월말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3760억원이다. 2017년 말 3490억원에서 270억원가량 늘어난 수치다. 올초 LG화학의 보증을 발판 삼아 약 1000억원 규모의 공모채를 발행한 것이 차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이로 인해 부채비율도 9개월새 10%포인트 상승한 153%를 기록했다.

다만 팜한농의 고민거리였던 단기차입금이 상당부분 해소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올해 팜한농은 농협은행, 하나은행 등으로부터 빌린 단기차입금 1086억원 가운데 228억원을 상환했다. 2016~2017년 300억~400억원대였던 유동성 장기사채도 모두 갚았다.

2010년대 초만 해도 팜한농의 재무부담은 과도한 수준이었다. 총차입금은 6000억~7000억원대 달했고 부채비율은 210%까지 상승했다. 차입금 의존도도 50%로 높았다. 적극적 인수합병(M&A)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당시 팜한농은 농산물 가공유통, 대규모 첨단영농, 바이오 사업 등을 추진하는 데 상당한 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재무구조가 점점 망가지자 잇단 자산 정리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매각자금이 팜화옹, 아그로텍 등 부실 자회사에 대한 대여금 및 채무증권 인수 등의 형태로 사용되면서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 2015년 연간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보다 10배가 넘는 수준의 차입금이 쌓이면서 팜한농의 부채비율은 280%로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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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한농의 재무전략은 2016년 변곡점을 맞았다. 그해 4월 LG화학의 100% 자회사가 된 팜한농은 차입금 관리를 제1원칙으로 삼았다. 이를 위해 우선 중국법인을 제외한 10여개 적자 계열사를 모두 정리했다. 동시에 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유동성을 마련했다.

그 결과 팜한농의 총차입금은 2016~2017년 3000억~3500억원으로 줄었다. 2015년보다 절반가량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금융비용도 700억원에서 170억원대로 축소됐다. 차입금 의존도는 2010년 별도법인 분리 이후 처음으로 30%대까지 낮아졌다.

업계 관계자는 "2010년 동부하이텍으로부터 분할 이후 팜한농은 운전자본 부담,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활동 등으로 여러 재무지표가 열위한 수준이었다"며 "새 주인을 맞은 후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차입금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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