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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재편' 삼성물산 패션부문 향방 '안갯속' 실적 부진·입지 약화..그룹 모태 상징성 불구 외부매각설 불거져

박상희 기자공개 2018-12-17 08:23:53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4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일가가 경영에서 물러난 삼성물산 패션부문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삼성물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 수준에 불과한데다 패션부문을 이끌던 이서현 전 사장(사진)이 삼성복지재단으로 이동하면서 입지가 많이 약해졌다. 오너 일가 결단만 있으면 외부 매각도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최근 박철규 상품 총괄 부사장을 패션부문장으로 보직변경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의 퇴진으로 공석이 된 부문장 인사는 이뤄졌지만 삼성물산 패션부문 향방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박 부사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조직을 슬림화하고 임원 위주의 소폭 구조조정도 이뤄졌다. 추가적인 조직 축소와 구조조정 가능성도 열려 있다.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으로 삼성물산 패션부문으로 거듭난 이후 조직이 가장 큰 위기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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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은 그룹 차원의 사업구조 재편 작업 과정에서 몇 차례 변화를 겪었다. 2014년 삼성SDI와 제일모직 소재부문을 합병하고 삼성SDS·제일모직을 상장했다. 2015년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했다. 그 사이 그룹 차원에서 화학·방산부문을 한화그룹으로 매각하는 빅딜도 단행했다.

일련의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패션사업부문이 살아남은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분석된다. 먼저 제일모직을 이어 받은 삼성물산의 패션부문이 '삼성의 모태'라는 상징성이 있다. 다음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생인 이서현 전 사장이 패션사업을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전 사장은 미국 파슨스디자인스쿨 졸업 후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입사했다. 2010년 제일모직 패션사업총괄 부사장에 올라 SPA브랜드 ‘에잇세컨즈'를 론칭했다. 2015년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이후에는 패션부문 사장 자리에 올랐다. 삼성의 패션사업을 이끌 경영자로 낙점된 듯 했지만 3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부진한 실적이 퇴진 사유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패션부문 매출액은 2015년 1조7383억원, 2016년 1조 8340억원, 2017년 1조7495억원을 기록했고 올 3분기 누적기준 매출은 1조2649억원이다. 외형 성장도 지지부진한데다 올해 들어 적자전환하며 수익성도 악화일로다. 2015년(-89억원)과 2016년(-452억원) 2년 연속 지속된 적자 상황이 2017년 흑자(327억원)로 돌아섰지만, 올 3분기 누적기준 125억원 손실로 돌아섰다.

이 전 사장의 퇴진으로 삼성물산 내 패션부문은 입지가 많이 약해졌다. 힘을 실어주던 오너가 물러나면서 패션부문을 이끄는 수장 직급도 사장에서 부사장으로 낮아졌다. 기존 직책을 없애고, 임원규모를 줄이는 등 조직 사이즈도 쪼그라드는 모양새다.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자회사인 제일패션리테일 지분 처리도 골칫거리가 됐다. 제일패션리테일은 2011년 옛 제일모직이 인수한 이탈리아브랜드 '콜롬보 비아 델라 스피가(COLOMBO Via Della Spiga)'의 한국법인이다. 2015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과 합병하면서 삼성물산으로 자회사가 됐다. 매출 대부분이 내부거래로 발생하고 있어 지분율을 50% 이하로 낮춰야 한다.

삼성물산이 건설과 바이오, 엔지니어링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일면서 패션사업 철수 가능성을 점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삼성물산의 사업부분별 매출 비중을 살펴보면 지난해 기준 상사와 건설이 각각 42.9%, 40.9% 차지하고 있고 패션은 6%에 불과하다. 자산비중도 지난해 기준 패션은 4.9%로, 건설 39.4%, 바이오 28.8%에 한참 못 미친다.

삼성물산 패션부분이 그룹의 모태라는 상징성이 있지만 실적 부진이 계속될 경우 외부 매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삼성물산은 오너 일가가 36.9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7.08%),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5.47%),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5.47%) 순으로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그룹의 모태라고 하더라도 실적 부진이 계속된다면 오너 일가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실적과 성과를 중요시하는 기조를 생각할 때 오너 결단만 있다면 외부 매각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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