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6000억 빅딜 한건…존재감 과시 [2018 Big Issuer 분석]물량 부담에도 1조 청약…사업 확장 따른 재무부담은 변수
심아란 기자공개 2018-12-18 08:52:15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4일 1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온시스템이 초대형 딜 한건으로 단번에 빅이슈어(Big Issuer) 반열에 올라섰다. 회사채 시장의 끝물인 4분기에 6000억원에 달하는 물량 부담을 짊어졌지만, 청약 1조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이뤘다. 자동차 공조업체로서 세계 2위 수준의 견고한 시장지위와 연말까지 이어진 기관 투자수요에 힘입어 증액 발행에도 성공했다.한온시스템은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마그나인터내셔널의 유압제어사업 인수에 투입한다. 다만 사업 기반이 강화되는 것은 긍정적 요인인 반면 큰 폭으로 늘어나는 차입 규모는 향후 신용도에 부담이 될 여지가 있다.
◇모집액에 3배 가까운 자금 유입…2000억원 증액 성공
한온시스템은 지난달 28일 비금융 회사채 시장에서 6000억원을 조달했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데다가 단 한 건으로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다. 당초 4000억원의 모집을 계획했으나 1조 1900억원의 유효수요를 확보했다. 3년물(1000억원 모집)에 5600억원, 5년물(2000억원)에 5000억원, 7년물(700억원)에 800억원, 10년물(300억원)에 500억원의 자금이 유입됐다.
한온시스템은 2016년부터 줄곧 회사채 흥행을 지속해왔다. 당시 2000억원 규모의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9200억원의 자금이 몰려 증액 발행했다. 지난해에도 공모채 2000억원 모집에서 투자 수요가 몰려 발행규모를 3000억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기관 자금이 1조원 넘게 몰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기관들이 북클로징 모드로 돌입하는 11월 하순에 수요를 끌어내면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전방 산업인 완성차 시장이 극도로 부진한 상황에서도 부품업체의 고유한 기술력을 내세워 기관 투심을 움직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 가능성이 낮아진 상황에서 기관들이 4분기까지 공격적인 투자 기조를 유지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마그나사 사업 인수에 따른 재무 부담…신용도 '변수'
한온시스템의 마그나사 사업부 인수는 양날의 검이 될 전망이다. 사업 매출처의 다각화는 긍정적 요인이나 양수대금이 1조 3813억원에 달해 재무 부담이 불가피하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한온시스템의 인수 조건 및 자금 조달 방식을 검토해 재무구조 저하 수준을 지켜볼 계획이다.
현재 한온시스템은 'AA(안정적)'의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다.
신평사는 'EBITDA 마진 7% 미만' '순차입금/EBITDA 1.0배 초과' '순차입금/(EBITDA-배당금지급액) 2배 이상'을 등급 하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각각 12%, 0.3배, 0.3배 수준으로 하방 압력이 큰 상태는 아니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품질 및 성능을 결정 짓는 공조부품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따라서 완성차 업황이 부진해도 자체 펀더멘털이 쉽게 흔들리지 않는 구조를 가졌다. 특히 공조부품 시장은 상당 수준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탓에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도 높다.
결국 마그나사 사업부 인수 이후의 영업현금창출력이 신용도 유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은 자동차 부품업계에서 손에 꼽히는 수익성을 기록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평균 7.4%에 달하며 EBITDA 마진도 10.8% 수준이다.
현대·기아차에 치중한 매출 구조를 포드, 폭스바겐 등으로 다변화한 게 주효했다. 상반기에는 현대·기아차의 부진의 여파에서 비교적 선방하면서 6.7%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매출의 절반 이상이 현대·기아차에서 나오는 탓에 3분기에는 실적 저하가 불가피했다. 현대·기아차의 어닝 쇼크에 한온시스템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19억원, 72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8.6%, 27.3%씩 감소했다.
다만 신평사는 한온시스템이 우수한 수익창출력을 기반으로 현금흐름을 통해 재무 부담을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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