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 올해도 두배 성장…증시부진에 수익률 빨간불 [Adieu 2018]올해 11조원 유입…트리니티·DS운용 등 롱바이어스드 부진
최은진 기자공개 2018-12-27 10:35:36
이 기사는 2018년 12월 19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 규모가 올해도 두배의 성장을 이루며 24조원 규모로 확대됐다. 신생 전문 사모 운용사는 물론 종합자산운용사들도 잇따라 헤지펀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헤지펀드 시장에 출시된 전체 펀드수는 2000개에 육박한다. 다만 헤지펀드 운용사는 모두 150여곳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증가세가 다소 둔화됐다.자산운용업계는 올해 헤지펀드 시장에 대해 유의미한 성장은 아니었다고 분석한다. 단기매칭형 금융상품인 레포펀드를 중심으로 성장했을 뿐 눈에 띄는 흥행상품이나 운용사가 없었다는 평가다. 지난 10월 대부분의 헤지펀드가 주식시장 급락장을 피하지 못하고 손실을 봤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 올해 설정규모 두배 확대…운용사 증가세 둔화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 설정액은 12월 현재 기준 총 23조 957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설정액인 12조 3699억원과 비교하면 11조 5879억원 증가했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지난 2015년 말 진입문턱을 낮춘 후 매년 두배씩 성장하고 있다. 2015년 말 3조원에 불과했던 시장 규모는 2016년 6조원으로, 그리고 지난해 12조원으로 확대됐다. 올해 역시 증가율로 따지면 94%, 두배에 가까운 성장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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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사모 운용사들이 잇따라 설립되고 있는데다 일부 종합운용사들도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 현재 헤지펀드 운용사는 159곳, 전년도 말과 비교해 51곳 늘었다. 다만 헤지펀드 운용사 증가속도는 다소 둔화됐다. 지난 2017년 한해동안 42곳이 신규로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하면서 63.6%의 증가율을 보였지만 올해는 이보다 축소된 47.2% 증가에 그쳤다.
올해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전문 사모 운용사로는 씨앗·코어·모루자산운용 등이 있다. 종합자산운용사는 키움·BNK·코레이트·유리·골든브릿지운용이 출사표를 던졌다. 투자자 관심의 축이 공모펀드에서 사모펀드로 이동하는데 자극을 받아 전문 사모 운용사 뿐 아니라 중대형 종합자산운용사도 헤지펀드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자산운용사들은 펀드 출시에 적극적이었다. 현재 운용 중인 헤지펀드는 모두 1836개, 전년대비 1071개 늘었다. 증가율로만 따지면 140%에 달한다. 사모 코스닥 벤처펀드가 대거 설정된 것도 영향을 미쳤지만 신한금융투자와 교보증권을 중심으로 레포펀드가 잇따라 설정된 것이 결정적 배경이었다.
신한금융투자의 경우 올들어 헤지펀드 수탁고를 1조 4324억원 늘렸다. 전체 헤지펀드 운용사 중 최고 실적이다. 뒤이어 교보증권이 1조 3661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단기금융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레포펀드 시장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헤지펀드 시장이 레포펀드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우려를 표하고 있다. 운용역량이 뛰어난 흥행상품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레포펀드에 의한 양적팽창만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최근기준으로 헤지펀드 시장에 출시된 레포펀드 규모는 약 5조 8700억원으로 추산, 시장 내 24.5%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만해도 2조원에 불과했던 레포펀드 규모가 두배 이상 확대됐다.
이밖에 타임폴리오운용이 6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끌어모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코스닥 벤처펀드 4종을 출시하며 자금몰이를 했다. 최소가입금액이 10억원 이상이라는 상당히 높은 허들에도 불구하고 운용역량에 대한 탄탄한 신뢰로 투자자들에게 러브콜을 받았다. '방탄소년단 펀드' 등을 히트시킨 알펜루트운용도 올 한해 50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신규로 모집했다. 올해 헤지펀드 시장에 진출한 신생사 중에서는 포트코리아운용과 씨앗운용이 각각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으며 약진했다.
◇ 평균수익률 마이너스…10월 급락장 직격탄
올해 헤지펀드 수익률은 주식시장 약세 흐름에 따라 저조한 성과를 보였다. 연초 이후 1836개 헤지펀드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12월 현재 기준 마이너스(-) 0.5%로 집계됐다. 지난해 약 7%에 육박한 수익률을 기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저조하다. 전체 펀드 중 플러스 성과를 낸 펀드는 1090개(60%), 마이너스 성과를 낸 상품은 733개(40%)로 조사됐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특히 올해 10월 급락장을 헤지하지 못하고 대거 손실을 봤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실망하고 있다. 지난 10월 한달동안 코스피가 14% 하락한 여파로 전체 헤지펀드의 약 80%가 마이너스 성과를 나타냈다.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 전략은 물론 에쿼티 헤지(Equity hedge) 전략 상품들도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개별 헤지펀드의 올해 수익률을 살펴보면 지난해 헤지펀드 수익률 상위권을 휩쓸었던 롱바이어스드(Long biased) 전략 상품들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트리니티·DS·수림운용의 헤지펀드들이 30% 안팎의 손실을 봤다. 반면 비상장기업·메자닌 투자에 초점을 맞춘 상품들이 수익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알펜루트·라임·파인밸류·밸류시스템운용 등의 헤지펀드가 약진했다.
◇ 삼성증권, 계약고 6조 돌파…수장 교체 미래에셋대우 '폭풍성장'
PBS 업계의 사업자 판도는 작년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삼성증권이 계약고 6조원을 돌파하면서 확고한 1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올해도 교보증권 레포펀드를 등에 업고 계약고를 2조 5000억원 이상 늘렸다.
2위는 NH투자증권으로 계약고는 총 4조 921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조 9488억원의 실적을 늘렸다.
가장 두드러진 약진을 보인 사업자는 미래에셋대우다. 올한해 쌓은 실적만 3조 1703억원, 신규로 설정되는 헤지펀드 대부분을 빨아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계약 펀드수는 260개 늘었다. 올 초 헤지펀드 사업을 이끄는 본부장을 법인영업통으로 교체한 것이 효과를 발휘했다.
PBS 업계 4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올해 1조 6500억원의 실적을 쌓으며 계약고는 3조 7340억원으로 늘렸다. 그 뒤는 KB증권으로, 계약고는 3조 3242억원으로 집계됐다. 후발주자인 신한금융투자의 계약고는 8900억원 늘어난 1조 3038억원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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