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2월 31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 준법감시인으로 선임된 조순옥 상무(사진)는 '영업통'에 가까운 인물이다. 통상 법 전공자이거나 법 관련 업무를 담당한 사람을 준법감시인으로 선임했던 일부 사례에 비춰보면 주목해볼 만하다. 여러 지점을 거치면서 쌓아온 조 상무의 현장 대응역량과 은행 내부통제체계 간의 시너지를 고려한 인사라는 평가다.

국민은행은 지난 27일 이상효 준법감시인(전무) 후임으로 조순옥 상무를 내정했다. 국민은행 최초의 여성 준법감시인이다. 준법감시인은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위험관리책임자와 함께 선임이 의무화 돼 있는 직위다. 조 상무는 2년 임기 보장규정에 따라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12월 31일까지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조 상무의 이력은 여타 준법감시인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는 주로 영업점에서 경력을 쌓았다. △2005년 경영검사부 △2009년 가양동 지점장 △2012년 송파역 지점장 △2013년 수신부장 △2015년 무교지역 수석지점장 △2016년 약수지역본부장 △2017년 북부지역영업그룹대표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준법감시인은 내부통제관련 업무를 총괄하기 위해 임직원들이 법과 내규를 준수하는지 감시하는 직책이다. 때문에 법 전공자이거나 법 관련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 선임되면 업무에 유리한 경우가 많다. 이삼호, 이민호, 신화영, 이상효 등 국민은행 전임 준법감시인들은 모두 법무실 출신이거나 법무관련 부서 이력이 있다.

타 은행도 일부 비슷하다. 허순석 신한은행 준법감시인은 준법감시팀장을 맡은 바 있으며 권길주 하나은행 전무도 전 외환은행 준법감시인 출신이다. 서윤성 농협은행 준법감시인(부행장보) 또한 2006년 사법고시를 합격한 뒤 법무법인에서 9년 이상 경력을 쌓아온 법조인이다.


다만 법 관련 이력이 없다고 해서 준법감시인에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다. 지배구조법 26조항에 따라 △현 금융회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사람 △금융관련분야 석사학위 이상의 학위 소지자 △변호사·공인회계사 자격을 지닌 자 △한국거래소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투자공사에서 7년 이상 근무한 사람 중 한 가지 이상 조건을 충족하면 준법감시인으로 활동할 수 있다. 조 상무는 국민은행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장기근속자다.

국민은행이 조 상무를 선임한 이유는 다양한 현장경험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다. 여러 지점을 거치면서 쌓아온 그의 현장 대응역량과 은행의 내부통제시스템 간의 시너지를 고려했다. 규제산업인 은행업은 현장의 모든 업무가 법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지점과 부서를 경험했다는 것은 은행업 관련 시스템을 모두 파악해볼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조순옥 상무는 승진심사 과정에서 무엇보다 다양한 현장경험이 높게 평가됐다"며 "수신업무를 통해 금융실명법, 개인정보보호법, 예금자보호법 등 실무적인 금융법을 다룰 기회가 많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