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국·실장 인사 먼저 '2016년 데자뷰' 부원장보 반발 내부 갈등 표면화…윤석헌 조직장악력 의구심 증폭
원충희 기자공개 2019-01-14 16:47:0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10일 1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임원(부원장보) 인사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부서장(국·실장) 인사를 먼저 단행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일부 임원의 반발로 부원장보 인사가 차질을 빚고 있는 탓인데 지난 2016년 있었던 인사사태가 재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금감원은 부국장 및 팀장 30명을 국·실장(급)으로 신규 승진시키고 부서장의 80%를 교체하는 국·실장 인사를 10일 단행했다. 지난해 5월 윤석헌 원장 취임 후 첫 부서장 인사이며 2008년 이후 최대 규모의 교체로 알려졌다.
1966~1968년생 부국장 및 팀장 22명을 중심으로 승진인사를 실시해 자연스레 세대교체를 추진했다. 또 그간 관행적으로 이뤄진 권역 간 교차배치를 최소화하고 한 직무에 8~11년 담당한 인물들을 국·실장으로 승진시켰다.
이번 금감원 부서장 인사는 규모도 크지만 시기 또한 주목받고 있다. 임원 인사가 먼저 이뤄진 뒤 부서장 인사를 단행하는 게 통상적인 인사 관행이나 이번에는 이례적으로 부서장 인사가 먼저 났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임원 인사를 위해 부원장보들에게 일괄 사표제출을 요구했으나 일부 임원이 버티고 있다"며 "부원장보 인사 1년 만에 교체를 시도하는 것도 불만이지만 원장이 해당업권 경력이 별로 없는 특정인사를 밀고 있는데 대한 반발이 있다고 한다"고 말했다.
금감원 안팎에서는 임원 인사 차질로 전체 인사가 미뤄질 경우 조직분위기가 어수선해지고 연초부터 감독정책 추진동력이 훼손되는 것을 우려해 국·실장 인사를 먼저 단행했다는 시각이다. 그렇지 않아도 예산삭감, 공공기관 지정문제, 금융위원회와의 갈등으로 조직 활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인사까지 늦어지면 부담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국·실장의 80%를 교체하고 30명의 인사를 승진시키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는 시각이다. 조직의 허리로 비유되는 부서장의 대폭 물갈이를 통해 조직분위기 쇄신과 장악력 제고를 노리는 행보로 여겨진다.
실제로 지난 2016년 3월 민병현·류찬우 부원장보가 선임될 때도 국·실장 인사부터 먼저 실행한 바 있다. 일괄사표 문제로 시끄러웠던 상황이라 조직 장악을 위해 부서장 인사부터 했던 사례다. 현재의 금감원 상황과 유사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부서장 인사가 생각보다 큰 데 아마도 조직분위기를 만들어 보겠다는 윤 원장의 의지가 아닐까 싶다"며 "국·실장 인사와는 달리 부원장보 인사는 3명 정도 교체되는 수준으로 별로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가 당국 내에 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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