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42일째 후임 사장 임명 못한 배경은 정의선 수석부회장 의중, 경영 효율성 적임자 두고 고심..내부 승진 관례 깨질까
구태우 기자공개 2019-01-24 14:15:3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2일 16: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의 사장 공백이 길어지면서 후임 인선이 늦어지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현대자동차그룹 사장단 인사 때 강학서 사장이 고문으로 위촉됐다. 이후 현재까지 후임자를 정하지 못했다. 창사 후 처음으로 현대차그룹 외부에서 수혈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현대제철 경영진은 강 사장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김용환 현대제철 부회장은 지난 10일 철강업계 신년 인사회에서 "(후임자는) 여러 방안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내부는 물론 외부에서 임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강 사장 후임은 현대제철 내부 승진자 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임원으로 좁혀진다. 우유철 현대로템 부회장(전 현대제철 부회장)이 현대제철 사장으로 승진했을 때부터 내부 승진이 관례로 굳어졌다. 우 부회장은 2010년 현대제철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4년 부회장으로 승진, 지난해까지 근무하다 현대로템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학서 사장은 2014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0년 이전에는 현대·기아차 등 그룹의 관련 계열사 임원이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겨 사장을 지냈다. 그러다 우 부회장 때부터 내부 승진이 관례화됐다.
현대제철은 사장 한명과 사업부문별 부사장 수 명이 경영 전반을 챙기는 구조다. 현재 현대제철에는 6명의 부사장단이 있다. 부사장은 경영지원 부문, 연구개발 부문, 구매 부문, 생산 부문 등을 각각 맡고 있다. 이들 부사장의 내부 승진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 사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내부 승진의 관례가 깨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기아차, 현대로템, 현대비앤지스틸 등 계열사 임원이 현대제철 사장으로 임명될 가능성도 있다. 강 사장은 2009년 현대로템에서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다. 우 부회장도 현대로템 기술연구소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현대비엔지스틸은 냉연강판을 제조해 현대제철과 사업 연관성이 있는 계열사 중 하나다. 당초 포스코 출신의 선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현실성이 없다는 게 철강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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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임 사장 인선이 늦어지면서 김 부회장이 이번 인사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현대기아차그룹에서 현대제철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42일 째 후임자를 물색하고 있다. 김 부회장과 호흡을 맞출 첫번째 사장을 고르는 만큼 신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제철 후임 사장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의 의중에 달려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현대제철의 부회장도 역임하고 있다. 사장 임명은 정 수석부회장의 최종 승인이 있어야 하는 구조다. 김 부회장은 정 수석부회장의 의중은 물론 현대제철이 직면한 문제를 풀 적임자를 고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제철은 매출은 늘고 있지만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과제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3분기 15조4678억원의 매출을 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조3810억원 올랐다. 반면 수익성은 악화됐다. 영업이익은 2692억원 감소했다. 지난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4.9%로 전년 동기보다 2.4% 포인트 줄었다. 생산부문보다 재경 또는 경영부문에서 후임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정 수석부회장과 경영 효율성 이 두가지가 현대제철 후임 사장을 읽는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생산능력이 궤도에 오르면서 사장 인선은 경영부문과 재경 부문에서 이뤄졌다. 강 사장은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을 지냈다. 재무, 경영부문에서 오랜 경험을 쌓았다. 전임 사장이었던 우 부회장은 당진제철소장 등 생산과 구매 부문에서 이력이 있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한달이 넘는 사장 공백에도 경영 상황 등이 안정되어 있는 건 현대제철이 시스템에 의해 운영되는 조직이기 때문"이라며 "후임 사장으로 누가 오든 안정된 경영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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