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1월 25일 15: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성과 우선으로 숨 가쁘게 달려온 메리츠화재가 내실 정비에 들어간다. GA(독립대리점)를 통해 매출 확대 전략을 펼 쳐 온 메리츠화재는 올 한해 조직 내부를 정비하고 고객 가치를 제고하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은 신년 메시지를 통해 "경쟁사가 아닌 고객에 집중해 달라"며 "회사의 몸집이 커지고 영향력이 강해질 때, 그리고 1위사와의 격차가 바짝 좁혀질 때 자만하지 말아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의 생존과 번영은 오로지 고객에 달린 만큼 고객 관점에서 더 좋고 편리하고 빠른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집중해달라"고 강조했다.

몇 년 사이 메리츠화재의 입지는 몰라보게 커졌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장기보험 중심으로 상품 전략을 재편했고, 영업 채널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2015년 말 기준 4조4000억원 규모였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이듬해 4조7000억원으로, 지난 2017년엔 5조원 규모로 늘어났다. 지난해 3분기 장기보험의 누적 원수보험료는 2조2650억원으로 이는 2017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9%증가한 수치다. 장기보험은 업계 중위권에 머물렀던 메리츠화재가 어느새 업계 1위를 추종(신계약 기준)하는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다.

특히 보험업계가 앞다투어 보장성 보험을 두고 경쟁하고 있어, 장기보험 신계약은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결정짓는 핵심 요인으로 평가된다. 메리츠화재는 올 한해 역시 장기보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GA채널의 비중도 커졌다. 손해보험협회 모집형태별 원수보험료 통계자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의 대리점 비중은 2015년말 50.1%, 2016년말 52.7%, 2017년말 55.1%까지 단계적으로 늘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57.9%까지 증가했다.

다만 사업비 부담도 가중됐다. 보험사의 GA채널에 대한 경쟁력은 흔히 상품·시상·수수료에 따라 좌우된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 기준 순사업비는 2017년 같은 기간보다 2190억원 증가한 846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분기 순사업이 역시 447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대비 28.7%증가한 수준이다.


사업비율도 업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업비율은 보험료 수입에서 인건비, 마케팅 비용, 모집 수수료등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공격적인 영업이 시작되기 전인 2014년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사업비율은 19.96%에 불과했다. 당시 업계 평균은 18.36%다. 그러나 지난 상반기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사업비율은 25.79%(손보협회 기준), 이는 같은기간 손보업계의 평균 사업비율 21.2%보다 4.5%포인트 가량 높은 수준이다. 3분기 사업비율은 26.2%(키움증권 자료 기준)로 지난해 같은기간 대비 3.3%p증가했다. .

메리츠화재가 '비용절감'을 올 해 화두로 내세운 배경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극단적 합리주의, 오로지 전진 공격(Offese), 극한의 비용절감을 계속합시다"라며 "기본 3종세트를 일상의 작은 업무처리부터 회사 전체의 큰 결정까지 철저히 적용해달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추가 자본 확충에도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업계 평균을 밑돌고 있는 지급여력비율(RBC)이 추가 하락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계약 증가로 보험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보험위험이란 보험회사의 고유 업무인 보험계약의 인수와 보험금 지급과 관련 발생하는 위험이다. 보험계약시 예상했던 위험보다 실제 지급 시 위험이 커져서 발생할 수 있는 손실 가능성을 의미한다. 보험가입이 늘어날 수록 익스포져는 커지고 보험위험액 규모도 늘어난다.

또 앞서 발행한 후순위채의 인정비율도 감소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 2013년 9월과 2015년 9월에 각각 2460억원(7년 만기), 1000억원(10년만기)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약 186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의 잔존만기가 3년 이하다. 후순위채는 100% 자본으로 인정되나 잔존만기 5년부터 해마다 20%씩 자본인정금액이 차감된다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2016년이후로 평균치를 넘어선 전례가 없다. 2016년 상반기 말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255.3%, 당시 손보사 평균은 269.1%, 전체평균은 288%를 기록했다. 2017년 상반기 203.8%를 기록한 이후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200% 아래로 떨어졌다.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이 200%의 고지를 넘지 못하는 동안에도 업계 평균치는 200% 중반을 맴돌았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메리츠화재의 RBC비율은 200.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