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법 비켜간 아람코, '19.9%'가 갖는 의미는 [현대오일뱅크 프리IPO]에쓰오일 연결재무제표에도 반영안돼..현대중공업 지배력도 영향없어
최은진 기자공개 2019-01-29 11:25:33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8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중동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로한 가운데 매각 최대치인 19.9%는 어떻게 도출된 것일까. 이는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현대중공업지주의 지배력에 위협을 가하지 않으면서도 아람코와 그의 자회사인 에스오일(S-Oil)의 재무상에도 반영되지 않는, 일종의 마지노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풀이된다.28일 현대중공업지주는 사우디 아람코사(社)와 현대오일뱅크 지분 매각에 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아람코에 최대 19.9%까지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매각 주식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주당가치는 3만 6000원, 총 매각금액은 1조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계약서상 매각 및 인수 지분 상한선은 매도인과 매수인에게 큰 의미를 갖는다. 정해진 상한선 이상은 팔지 못하겠다거나 살 수 없다는 양자간 이해관계의 마지노선을 뜻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지주 측은 19.9%라는 매각 상한선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재무적인 효과를 극대화 하면서 공정거래법상 요건에 충족시키는 선에서 결정됐을 것으로 해석한다.
현대중공업지주가 투자계약서상 매각지분 최대치인 19.9%를 아람코에 넘기게 되면 지분율은 71.23%로 축소된다. 법상 지분 50%를 보유하면 자회사 요건에 해당하기 때문에 현대중공업지주는 모회사 지위를 가지며 경영상 절대적인 입지를 차지하게 된다. 따라서 매각 지분 상한선은 현대중공업지주 입장에서 현대오일뱅크에 대한 지배력을 잃지 않는 위협적이지 않은 수준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매각하게 되면 매각대금을 거머쥘 수 있는 반면 자본총계에서 매각지분만큼 줄어들게 된다. 가령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30% 매각한다고 가정하면 2조 6000억원의 현금을 쥘 수 있지만 자본총계에서는 단순계산으로 약 1조 6000억원 정도가 감소하게 된다. 아울러 현대중공업지주는 추후 현대오일뱅크의 기업공개(IPO) 시 지분율 희석 등을 감안해 상한선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매수인 입장에서 고려할 부분은 연결재무제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다. 우선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인수 상한선인 19.9%를 매수하면 2대주주 지위를 확보하지만 자사 연결재무제표에는 반영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가 지분 63.45%를 보유하며 최대주주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에스오일에도 현대오일뱅크 지분인수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관계회사나 계열회사로도 엮이지 않는다는 것.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및 동일인 관련자가 30%이상의 주식을 소유해야만 계열회사로 묶일 수 있다. 관계회사는 동일인이 둘 이상의 회사의 각 발행주식총수의 30% 이상을 보유해야 하는데, 이 역시도 해당되지 않는다. 이밖에 일감몰아주기 등 공정거래법 상의 규제도 아람코가 자연인이 아닌 법인인만큼 적용되지 않는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매각 지분 상한선을 어떤 의미로 정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에스오일이나 아람코 등의 연결 재무제표에 해당되지 않는 등 재무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안다"며 "아람코가 최대 매각지분 중 얼마를 인수할 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