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공개 연내 무산" 소식에…한기평 '머쓱' [현대오일뱅크 프리IPO]현대중지주 아웃룩 '긍정적' 조정 요인, 오일뱅크 상장 적시
양정우 기자공개 2019-01-31 11:13:19
이 기사는 2019년 01월 29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의 연내 상장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한국기업평가를 머쓱하게 만들었다. 한기평은 현대중공업지주의 등급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꾸면서 오일뱅크의 상장 가능성을 평정요인의 하나로 꼽았다.현대중지주가 현대오일뱅크의 구주를 매각하면서 결과적으로는 기업공개(IPO)와 유사한 재무적 효과를 누리게 됐다. 그럼에도 워낙 변수가 많은 IPO 가능성을 평정요인으로 내세운 데 의문을 제기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지주가 보유한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최대 1조8000억원)를 아람코에 매각하는 프리IPO 계약을 체결했다. 이로써 오일뱅크의 올해 상장은 무산됐다. 상장 주관사단이 모두 철수하면서 IPO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됐다는 평가다.
현대오일뱅크의 IPO는 신용평가업계에서도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었다. 신용 위기 상태에 놓였던 현대중공업그룹이 재무 개선책으로 내세운 마지막 카드였기 때문이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말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용등급 아웃룩을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한기평은 현대중지주가 그룹의 지주사로서 정유·화학 계열(현대오일뱅크)의 실적 비중이 늘어 통합신용도가 개선됐다고 진단했다. 지주사 전환 개시 직후 7조원이 넘던 연대보증 규모도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점에 후한 점수를 줬다.
문제는 '긍정적' 아웃룩을 지지한 마지막 평정요인이었다. '현대오일뱅크 IPO에 따른 재무부담 경감 가능성'을 제시한 것. 당시 크레딧업계에선 한기평의 평정에 대해 오일뱅크의 IPO가 기정사실화된 이슈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아직 증권신고서가 제출되기 전이었고, 증시가 급락하면서 IPO의 불확실성이 대두됐던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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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과 기대감을 신용도에 반영한 게 타당하냐는 반응도 나왔다. 부채자본시장을 제어하는 신용평가사는 최대한 보수적 관점에서 채무상환능력을 책정해야 한다. 등급 안정성이 신평업계에서 중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을 매각하면서 IPO와 유사한 재무적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자유치로 1조8000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다. IPO 공모 과정에서도 구주매각으로 1조5000억~2조원 정도를 취득할 계획이었다. 결과적으로 재무부담이 경감된 건 동일하지만 평정요인이었던 IPO 자체는 무산됐다는 점에 주목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사실 한국신용평가도 한기평과 비슷한 시점에 현대중공업지주에 대한 평정을 실시했었다. 한신평은 아웃룩 '안정적'을 유지하면서 현대오일뱅크의 IPO를 평가요소에 포함하지 않았다. 보고서 말미에서 상장을 통한 자금 확충 기대감만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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